뭘 하나 도와주고 나서도 마음이 안 놓였네요. 할 만큼 했는데도 뭘 빠뜨린 것 같더라고요.
끝난 뒤에 그 사람 쪽 소식을 한 번 더 봤어요.
그쪽은 고맙다고 했고 일도 마무리됐어요.
그러니 제 몫은 끝난 거지요. 그런데 며칠 동안 더 할 게 없나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끝났다는 신호를 제가 안 받아들이는 겁니다.
다 해주었는지 묻는 마음은 상대가 아니라 자기 안에서만 계속 묻는다.
어디까지 하면 충분한지가 정해져 있지 않은걸요.
일이면 끝나는 지점이 있는데 사람을 돕는 건 그게 흐릿합니다. 더 할 수 있는 게 늘 하나쯤 떠오르고요. 그래서 끝을 제가 정해야 하는데 그걸 잘 못 하는 거지요.
며칠 더 챙기다 보면 그쪽이 불편해지더라고요.
받는 쪽도 그만하면 됐다고 생각하는데 자꾸 오면 갚아야 할 것 같아지니까요. 제 마음 편하자고 하는 게 그쪽에는 짐이 되는 셈이군요.
그래서 요즘은 끝에 한 번 묻게 되네요.
더 필요한 게 있냐고요. 없다고 하면 거기서 닫습니다. 제가 판단하지 않고 그쪽 대답으로 끝을 정하는 거지요. 그러면 며칠씩 안 끌게 되더라고요.
그러고도 나중에 아, 그것도 할 수 있었는데 싶은 게 떠오릅니다.
그때는 그냥 다음에 하기로 합니다. 지난 일에 얹는 것보다 다음에 쓰는 게 낫고요. 그 사람과 다음이 있다면 기회는 또 오겠지요.
제가 도움을 받는 쪽일 때를 떠올려 보면 좀 웃깁니다.
그때 저는 해준 사람이 뭘 더 해주기를 바라지 않았어요. 그 정도로도 충분히 고마웠고요. 그러니 주는 쪽에서만 모자라다고 세고 있는 셈이군요.
받는 쪽 기준이 훨씬 너그럽다는 걸 알고 나니 조금 덜 붙들게 됩니다.
다 못 해준 것 같은 마음은 아낀다는 뜻이기도 한걸요.
아무렇지 않으면 그건 그냥 일 처리였을 테고요. 오늘 도와주고도 마음이 안 놓이셨다면, 한 번 묻고 거기서 닫으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