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들어오다 보면 한 집 앞만 불이 켜져 있네요. 복도에 센서 등이 있는데도요.
몇 달째 그러시더라고요.
센서 등은 지나가면 켜지고 곧 꺼지는걸요.
그런데 그 집 앞은 계속 켜져 있어요. 일부러 따로 켜두신 거지요. 전기는 더 쓰실 테고 그걸 모르실 리는 없고요.
켜둔 불은 공간을 밝히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돌아올 자리를 표시하는 것이다.
앞집 아주머니께 여쭤봤더니 아시더라고요.
그 집 식구 중에 늦게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고요. 자세한 건 아주머니도 모르신다고 하셨고요. 다만 그 시간이 늘 비슷하다는 건 아신다고 했습니다.
그 불이 제 쪽에도 값을 합니다.
밤에 들어올 때 복도가 아주 어둡지 않으니까요. 센서 등은 몇 걸음 늦게 켜지는데 그 집 불은 이미 켜져 있고요. 그 집 사정으로 켠 건데 이 층 전체가 덕을 보는 셈이군요.
고맙다고 할 자리가 애매하더라고요.
그쪽은 저를 위해 켠 게 아니니까요. 고맙다고 하면 오히려 설명을 하셔야 할 테고요. 그래서 그냥 알고만 있습니다.
그 불이 어느 날 안 켜지면 저는 바로 알 것 같아요.
그때는 그 집 사정이 달라진 거겠지요. 좋은 쪽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요. 켜진 걸 매일 보면 안 켜진 날이 표가 납니다.
생각해보면 저희 집도 그랬던 시기가 있어요.
가족 중에 늦게 들어오는 사람이 있던 때에 현관 불을 안 껐습니다. 그때는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고요. 지금 그 집 앞을 지나면서야 밖에서는 이렇게 보이는구나 싶습니다.
그 몇 달이 지나고 나니 저희 집 불도 다시 꺼졌고요.
켜둔 불에는 대개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걸요.
그게 누군지는 몰라도 기다리고 있다는 건 알겠고요. 오늘 밤에 늘 켜져 있는 불을 지나치셨다면, 그 안에 그런 사정이 하나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