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목록을 넘기다가 알았네요. 몇 년째 같던 친구 사진이 바뀌어 있었어요.
바뀐 게 사람 얼굴이 아니라 창밖을 찍은 거였어요.
사진 하나 바꾼 게 큰일은 아니겠지요.
그런데 몇 년째 안 바꾸던 사람이 바꾸면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더라고요. 뭔가 있었나 싶고요. 근거는 사진 한 장뿐인데 생각은 멀리까지 가는걸요.
오래 그대로이던 것이 바뀌면, 우리는 그 안에서 이유를 찾으려 한다.
사진 왜 바꿨냐고 물으면 이상하지요.
그걸 지켜보고 있었다는 게 되니까요. 그렇다고 아무 말 안 하면 못 본 척이 되고요. 그 사이에서 며칠 그냥 뒀어요.
결국 사진 얘기는 안 하고 안부만 보냈어요.
잘 지내냐고요. 답이 왔는데 특별한 얘기는 없었네요. 그걸로 됐다 싶었고요. 뭔가 있었으면 그 자리에서 말했을 테니까요.
한참 뒤에 다른 친구한테 들었는걸요.
그 시기에 좀 힘든 일이 있었다고요. 제 짐작이 아주 틀린 건 아니었던 셈이네요. 다만 그때 물어봤어도 말 안 했을 것 같기는 하고요.
그 얘기를 듣고 나서 그때 보낸 안부가 다시 생각났어요.
내용은 별거 아니었는데 그 시기에 왔다는 게 남았을 수도 있겠다 싶었고요. 이유를 캐묻지 않고 그냥 걸어둔 게 오히려 나았던 것 같습니다.
저도 몇 년 안 바꾸다가 한 번 바꾼 적이 있어요.
그때 아무도 안 물어봤습니다. 저는 물어보면 귀찮았을 것 같으면서도, 아무도 안 물어보니까 좀 허전하기도 하더라고요. 사람 마음이 이렇게 앞뒤가 안 맞습니다.
그래서 안부 한 줄쯤은 보내는 게 맞겠다 싶었고요.
아무 말 없이 바뀐 것에는 대개 무슨 일이 있는걸요.
캐물을 필요는 없고요. 오늘 누가 오래 그대로이던 걸 바꿨다면, 안부 한 줄만 보내보셔도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