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화단 턱에 앉아 계시던 분이 있네요. 며칠째 안 보이네요.
인사만 하는 사이였어요. 이름도 모릅니다. 그런데 밤에 그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 자리를 지나면서 봤는데 신문지가 한 장 깔려 있는걸요.
앉으실 때 늘 깔던 거예요. 그게 그대로 있으니까 곧 오실 것 같기도 하고, 오래 안 오실 것 같기도 하고요.
사람이 빠진 자리는 그 사람이 있을 때보다 더 또렷하게 그 사람을 가리킨다.
궁금한데 물어볼 데가 없더라고요.
이름을 모르니까 누구를 찾는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화단에 앉아 계시던 분이라고 하면 아실 분이 계실 것 같기도 한데, 그렇게까지 물어보는 게 맞나 싶기도 하고요.
며칠 더 지나서 앞집 아주머니께 여쭤봤어요.
아주머니는 아신다고 하시더라고요. 자세한 사정은 모르시지만 요새 좀 편찮으시다는 얘기를 들으셨다고요. 그 말을 듣고 나니 걱정은 조금 남고 궁금함은 좀 줄었네요.
더 알아보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제가 뭘 해드릴 수 있는 사이도 아니고, 그분 사정을 캐는 것도 아닌 것 같아서요. 다만 안 보이는 이유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알게 됐으니 그걸로 됐습니다.
이름도 모르고 얘기해본 적도 없는데 며칠째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그러니 그것도 사이는 사이였던 셈이군요.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마주친다는 게 생각보다 큰 일이었던 겁니다.
언젠가 다시 나오시면 인사를 좀 더 크게 해야겠네요.
한동안 안 보이셔서 궁금했다는 말도 붙여볼까 싶고요. 그 말이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으니 표정만 좀 밝게 해도 되겠지요.
오늘 늘 보이던 분이 안 보이셨다면, 그건 알아챌 만큼 그 사람이 하루에 들어와 있었다는 뜻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