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을 정리하다가 짝이 안 맞는 양말을 여섯 짝 찾았습니다. 다 다른 짝이었어요.
버리지 않고 구석에 따로 모아뒀네요.
빨래는 같이 돌리고 같이 널었는데요.
개다 보면 하나가 없습니다. 세탁기 안에도 없고 건조대에도 없어요. 몇 번 찾아보다 포기하게 되는걸요.
사라지는 것들에는 대개 경로가 없다. 어느 날 없어졌다는 사실만 남는다.
한 짝만 남으면 쓸모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못 버려요. 언젠가 나머지가 나올 것 같아서요. 실제로 몇 달 뒤에 이불 속에서 나온 적이 한 번 있었고, 그 한 번 때문에 나머지도 계속 두게 됩니다.
이게 좀 재밌는 대목이에요.
열 번 안 나오고 한 번 나오면 그 한 번이 기준이 됩니다. 안 나온 아홉 번은 안 세고요. 사람이 뭘 못 버리는 이유가 대개 이런 식이겠지요.
한 번은 색이 비슷한 것끼리 짝을 지어봤어요.
신어보니 티가 안 나더라고요. 바지를 입으면 더 그렇고요. 원래 짝을 기다리는 대신 새 짝을 만드는 것도 방법인 셈이군요.
요즘은 살 때 아예 같은 걸로만 삽니다.
그러면 하나가 없어져도 남은 것끼리 짝이 되니까요. 없어지는 걸 막는 대신 없어져도 괜찮게 만든 겁니다. 우산 살 때 배운 걸 여기에도 쓰고 있네요.
서랍을 보다가 좀 딴생각을 했어요.
짝이 없어졌는데 못 버리고 두는 게 양말만은 아니겠지요. 연락이 끊긴 사람이나 하다 만 일도 그런 자리에 들어가 있고요. 언젠가 나머지가 나올 것 같아서 남겨두는 겁니다.
대개는 안 나오는데도 그 자리를 없애지는 못하네요.
그래도 서랍 구석 자리는 안 없앴어요.
언젠가 나올 것 같아서 두는 게 하나쯤 있어도 되겠지요. 오늘 짝이 안 맞는 걸 보셨다면, 버리기 전에 한 번 새 짝을 지어보셔도 되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