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 사람이 한 게 좋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못 하고 나왔네요.
헤어지고 나서 메시지로 보내려다 지웠어요.
어려운 말도 아니었어요.
그거 좋았다고 한마디면 되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입이 안 떨어지네요. 나쁜 말도 아니고 좋은 말인데요.
우리는 상처 주는 말을 참는 법은 배우지만, 좋은 말을 건네는 법은 따로 배우지 않는다.
이유를 찾아보면 이쪽 같아요.
갑자기 칭찬을 하면 오글거린다고 할까 봐, 뭘 바라는 줄 알까 봐서요. 그 몇 초를 재다가 화제가 넘어갑니다. 그러면 다시 꺼내기가 더 어려워지는걸요.
돌아보니 저는 삼키는 쪽으로 손이 익어 있더라고요.
서운한 것도 삼키고 좋은 것도 같이 삼킵니다. 삼키는 근육만 발달한 셈이지요. 안 좋은 걸 잘 참는 사람이 좋은 것도 잘 못 꺼내는 건 같은 이유겠고요.
제가 좋게 봤다는 건 말 안 하면 아무도 모르네요.
그 사람은 그날 아무 반응도 못 받은 거고요. 저는 속으로 다 봤는데 그건 저한테만 있는 일인걸요. 마음이 있었다는 게 아무 데도 안 남는 셈이군요.
그래서 요즘은 늦게라도 보냅니다.
그때 그거 좋았다고 짧게요. 며칠 지나서 보내면 오히려 덜 어색하더라고요. 그 자리에서는 분위기 때문에 못 했다고 하면 되고요.
길게 쓰려니까 또 안 보내지네요.
그래서 한 줄만 씁니다. 이유도 안 붙이고요. 그 정도면 받는 쪽도 부담 없이 웃고 넘어가더라고요.
저도 한 번 그런 걸 받아봤어요.
몇 주 전 일을 두고 그때 좋았다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저는 그게 뭐였는지 기억도 안 났는데요. 그런데 그날 하루가 조금 가벼워지더라고요.
늦게 온 말도 값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좋은 말은 늦게 해도 되긴 하겠지요.
다만 늦을수록 안 하게 되는 것도 사실인걸요. 오늘 하려다 삼킨 말이 있으시면, 짧게 한 줄만 보내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