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구석에 몇 년째 세워져 있던 자전거가 있었네요. 앞집 아주머니 댁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며칠 전에 그걸 내놓으셨어요. 그런데 내놓기 전에 먼지를 한 번 닦으시더라고요.
저는 그게 좀 오래 봐졌어요.
버릴 건데 닦을 이유가 없잖아요. 그런데 손이 그렇게 가신 겁니다. 그동안 잘 쓰던 물건한테 하는 마지막 일 같은 거겠지요.
버리기 전에 닦는 손은 물건이 아니라 함께 지낸 시간을 정리하고 있다.
안 타신 지는 오래됐다고 하셨어요.
무릎이 안 좋아지셔서 못 타신다고요. 그런데도 몇 년을 세워두신 거고요. 언젠가 다시 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셨겠지요.
정리하게 된 건 자리 때문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주차장 정리를 한다고 해서 어차피 빼야 했다고요. 그러니 본인이 정하신 게 아니라 정해진 셈이기도 합니다. 그런 계기가 없었으면 더 두셨을 것 같고요.
며칠 지나서 그 앞을 지나는데 자리가 비어 있더라고요.
몇 년 동안 거기 있던 거라 빈 자리가 꽤 크게 보이네요. 아무것도 없는데 뭐가 있던 데라는 게 표가 나네요.
그 뒤에 뵀을 때 그 얘기는 안 꺼내셨어요.
저도 안 여쭤봤고요. 물어보면 아쉽다고 하실 것 같은데 그걸 굳이 말씀하시게 할 일은 아니겠지요.
집에 몇 년째 안 쓰는 게 하나 있어요.
언젠가 다시 쓸 것 같아서 두고 있는데, 아마 안 쓰겠지요. 저도 무슨 계기가 생기면 그때 정리하게 될 겁니다. 그때는 저도 한 번 닦고 내놓을 것 같네요.
버리기 전에 닦는 손에는 그동안이 들어 있는걸요.
오늘 오래 두셨던 걸 정리하실 일이 있으면, 한 번 닦고 내놓으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