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주는 다들 자기 자신이 싫다는 얘기를 많이 했거든.
불나방은 자기가 생각 없이 질러서 싫대. 칼손은 겁이 많아서 싫대. 돌부처는 말을 못 해서 싫대.
듣다가 후배가 그러더라. 그럼 서로 좋은 점을 말해주자고.
불나방 오글거리는데. 근데 해보자.
한 명씩 가운데 앉고 나머지가 그 애 좋은 점을 하나씩 말해주기로 했어.
첫 번째는 불나방이었어.
칼손이 그랬어. 불나방은 남한테 먼저 핫팩 주는 애라고. 돌부처는 불나방이 제일 먼저 웃겨줘서 방이 안 가라앉는다고. 후배는 불나방이 처음 왔을 때 의자 빼준 게 고마웠다고.
불나방이 얼굴이 빨개져서 아무 말도 못 했어.
두 번째는 칼손이었어. 칼손은 칭찬 들으면 목 뒤를 긁는 애잖아.
불나방이 그랬어. 칼손은 제일 겁이 많은데 그래서 남 걱정도 제일 잘한다고.
돌부처가 그랬어. 칼손이 일곱 번 참은 날 멋있었다고.
후배가 그랬어. 칼손 선배 목소리가 차분해서 좋다고.
칼손이 다 들었어. 근데 목 뒤를 안 긁었어.
끝까지 듣고 나서 그러더라.
칼손 고마워.
다들 박수 쳤어. 칭찬 연습할 때 열 번 만에 겨우 했던 "고마워"를 이번엔 한 번에 한 거야.
돌부처 차례에 다들 할 말이 엄청 많았어.
글씨가 예쁘다, 기다리는 걸 잘한다, 창문 한 뼘 열어준다, 첫 목도리를 칼손한테 줬다, 말은 없는데 다 보고 있다.
돌부처가 다 듣고 나서 아무 말 안 했어. 근데 귀가 빨개져 있었어.
돌부처 ...응.
다 끝나고 생각했어. 다들 자기가 싫다고 한 게 사실 장점이었던 거야.
불나방이 생각 없이 지르는 건 먼저 나서는 거고, 칼손이 겁 많은 건 남을 잘 걱정하는 거고, 돌부처가 말을 못 하는 건 다 지켜보고 있는 거고.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을 친구는 좋은 점으로 보고 있었던 거라니까.
너도 요새 네가 싫어지면 친구한테 네 좋은 점 하나만 말해달라고 해봐. 오글거려도.
네가 못 보는 네 좋은 점을 친구는 매일 보고 있다니까. 동아리방에선 다음 주에 부장 차례래. 벌써 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