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손 엄마 계란말이가 진짜 맛있거든. 동아리 애들이 다 알아.
근데 칼손은 점심 먹을 때 늘 계란말이부터 남한테 내줘. 자기가 먹기 전에.
불나방 한 조각, 돌부처 한 조각, 나 한 조각. 그러면 칼손 거는 하나나 둘 남아.
칼손 먹어. 우리 엄마 계란말이 맛있잖아.
하나 발견한 게 있어. 칼손이 내줄 때 늘 가운데 조각을 골라.
계란말이는 끝부분이 좀 못생기잖아. 가운데가 제일 예쁘고.
칼손은 가운데를 남한테 주고 자기는 끝부분을 먹어. 매번.
그거 보고 좀 마음이 이상했어. 칼손은 제일 좋은 걸 늘 남한테 주는 애였던 거야.
칼손한테 물어봤어. 왜 맨날 먼저 주냐고. 네 반찬인데.
칼손이 좀 생각하더니 그러더라. 먼저 주면 편하대.
남들이 맛있게 먹는 거 보면 기분이 좋대. 그리고 먼저 주면 자기가 뭘 받을지 신경 안 써도 된대.
그 말이 좀 칼손다웠어. 받는 것보다 주는 게 편한 애. 남 눈치 보는 애.
불나방 그럼 우리가 돌려줘야지.
불나방이 그 말 하더니 자기 도시락에서 제일 큰 소시지를 칼손한테 줬어.
돌부처도 따라서 김을 줬어. 돌부처 반찬은 맨날 김이야.
나도 내 도시락에서 제일 맛있는 걸 줬어. 멸치볶음.
칼손 도시락에 반찬이 쌓였어. 칼손이 좀 당황하더니 웃었어.
생각해보면 반찬 바꿔 먹는 건 그냥 음식 나누는 게 아니잖아.
내 거 하나 주고 네 거 하나 받고. 그게 오가는 동안 서로 챙기는 거야.
근데 칼손처럼 주기만 하는 애도 있어. 그런 애한테는 누가 먼저 돌려줘야 하는 거라니까. 안 그러면 계속 끝부분만 먹으니까.
돌부처 김은 내 최선이야.
너도 맨날 제일 좋은 걸 남한테 주는 친구가 있으면 한번 돌려줘. 그 친구도 가운데 조각 먹고 싶을 거거든.
그날 이후로 칼손 계란말이 가운데 조각은 칼손이 먹어. 우리가 그렇게 정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