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 지나고 이 주쯤 뒤였어요. 친구 집에 저녁 먹으러 갔는데 현관에 들어서자 불이 갑자기 켜졌지요.
생일 축하합니다! 친구들이 모여 있었어요. 케이크에는 촛불이 켜져 있었고요. 깜짝 파티였네요. 저는 그 자리에 얼어붙었어요.
정말 고마웠어요.
저를 위해 몰래 준비했다는 게요. 그런데 동시에 어쩔 줄을 몰랐지요. 다들 저를 보고 있었으니까요. 축하 노래를 부르는 동안 손을 어디 둬야 할지 몰라 케이크 접시만 만지작거렸어요.
저는 주목받는 게 서툴러요.
여러 사람의 시선이 한꺼번에 저한테 쏠리면 몸이 굳지요.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좋은 일인데도 긴장되더라고요. 그래서 생일도 조용히 보내는 걸 좋아했어요.
깜짝 파티가 부담스러운 사람은, 받는 기쁨보다 받는 방법을 몰라 서성인다.
나중에 친구가 그날 사진을 보내줬어요.
모든 컷에서 제 손이 접시를 잡고 있더라고요. 표정도 다 조금씩 어색했고요. 그걸 보고 한참 웃었어요. 친구들은 다 환하게 웃고 있는데 저만 긴장한 얼굴이었지요.
쇼펜하우어는 남의 시선에 너무 매달리지 말라고 했대요.
그날 제가 신경 쓴 건 친구들이 저를 어떻게 볼까였던 것 같아요. 기뻐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줘야 할 것 같았지요. 그런데 친구들은 그런 걸 바라지 않았을 거예요. 그냥 축하하고 싶었을 뿐이었겠지요.
케이크를 자르며 친구가 말했어요.
생일날 혼자 있었다며, 너 이런 거 어색해하는 거 알아도 해주고 싶었어. 그 말을 듣고 긴장이 스르르 풀렸지요. 친구들은 제 어색함까지 다 알고 준비한 거였어요. 그날 처음으로 진짜 웃었네요.
깜짝 파티가 부담스러운 건 고마움을 어떻게 받을지 몰라서겠지요.
다음엔 그냥 고맙다고 웃으며 그 시선 속에 잠깐 머물러봐도 괜찮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