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아리 단톡방은 주말에도 시끄럽거든. 토요일엔 사진도 올라오고 농담도 오가고.
근데 일요일 저녁만 되면 이상하게 조용해져. 여섯 시쯤부터 메시지가 줄어.
열 시쯤 되면 거의 아무도 말을 안 해. 누가 노래 제목 하나 툭 올리고 끝이야.
칼손 내일 월요일이네.
그 노래 제목은 주로 돌부처가 올리거든. 링크도 없이 제목만.
아무도 그 노래에 대해 말 안 해. 근데 다들 그 노래를 찾아서 듣는대. 나중에 알았어.
말은 안 해도 같은 노래를 듣고 있는 거야. 각자 방에서. 그게 우리 일요일 밤이더라.
월요일에 동아리방에서 물어봤어. 일요일 밤에 왜 다들 조용하냐고.
칼손은 다음 날 장이 열리니까 그렇대. 주말 동안 잊고 있던 게 다시 생각난대.
불나방은 과제 때문이래. 주말에 하려고 했던 걸 하나도 안 했대.
돌부처는 그냥 그렇대. 이유는 없는데 일요일 밤은 원래 무겁대.
돌부처 이유 없어도 무거워.
재밌는 게 다들 이유는 다른데 무게는 비슷하더라.
내일이 오는 게 무거운 거야. 아직 아무 일도 안 일어났는데 미리 무거운 거.
생각해보면 일요일 밤은 주말이 끝나는 시간이기도 하잖아. 쉬던 마음이 다시 긴장으로 돌아가는 사이. 그 사이가 제일 불편한 거라니까.
그래서 요새는 일요일 밤에 하나 하거든. 열 시에 다 같이 돌부처가 올린 노래를 듣기.
말은 안 해도 돼. 들었으면 하트 하나만 누르면 돼.
그러면 단톡방에 하트가 네 개 쌓여. 그거 보면 나만 무거운 게 아니구나 싶어서 좀 낫다니까.
불나방 오늘 노래는 좀 신나는 걸로 해줘.
너도 일요일 밤마다 마음이 무거우면 이유를 꼭 찾을 필요 없어. 원래 무거운 밤이거든.
오늘 밤만 버티면 돼. 노래 하나 틀어놓고. 동아리방은 월요일 아침에도 열려 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