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기간이 됐어. 원래 다들 도서관이나 독서실로 흩어지거든.
근데 이번엔 칼손이 그랬어. 동아리방에서 같이 하자고.
다들 처음엔 안 될 거라고 했어. 동아리방에선 떠들 게 뻔하니까.
칼손 떠들면 벌칙. 귤 하나 까주기.
다섯 명이 책상에 둘러앉았어. 다들 다른 과목을 폈어.
불나방은 영어, 칼손은 수학, 돌부처는 과학, 후배는 국어, 나는 사회.
아무도 같은 걸 안 했어. 그래서 서로 물어볼 것도 없었어. 그냥 각자 했어.
신기하게 아무도 안 떠들었어. 귤 벌칙 때문인지.
근데 웃긴 게 있었어. 한 시간에 한 번씩 다들 고개를 들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고개 들어서 서로 보고, 다들 아직 하고 있는 거 확인하고, 다시 고개 숙여.
말은 안 해. 그냥 눈만 마주치고.
그게 이상하게 힘이 됐어. 나만 하고 있는 게 아니구나.
생각해보면 혼자 공부할 때는 금방 포기하게 되잖아. 폰 보고 싶고, 자고 싶고.
근데 옆에 누가 하고 있으면 나도 좀 더 하게 돼. 먼저 일어나기가 좀 미안해서.
그러니까 같이 공부하는 건 서로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서로 버텨주는 거라니까. 같은 방에서 각자.
돌부처 혼자 하면 삼십 분이면 잠들어.
두 시간에 한 번씩 쉬었어. 그때는 귤 까먹고 차 마시고.
불나방이 영어 단어로 퀴즈를 냈어. 다들 하나도 못 맞혔어. 불나방이 엄청 좋아했어.
칼손은 수학 문제 하나 막혀서 끙끙대다가 후배한테 물어봤어. 후배가 일 학년인데 그걸 풀더라. 다들 놀랐어.
칼손 후배 진짜 무섭다.
너도 혼자 공부하다 자꾸 포기하게 되면 친구 옆에서 해봐. 같은 과목 아니어도 돼.
한 시간에 한 번 고개 들어서 서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오래 버틸 수 있다니까. 시험 끝날 때까지 동아리방은 공부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