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대학 다니는 사촌 언니를 만났거든. 언니가 내 동아리 얘기를 듣고 엄청 웃었어.
주식 동아리인데 부장이 주식을 모른다고 하니까.
언니가 그러더라. 자기 학교에도 주식 동아리가 있대. 근데 거기는 진짜 공부한대.
언니 학교 동아리는 완전 다르대. 매주 회의하고, 발표하고, 회의록도 쓴대.
책도 같이 읽고 토론도 한대. 뭔가 엄청 어려운 말들을 쓴대.
나는 듣다가 좀 기가 죽었어. 우리는 과자 먹고 담요 덮고 있는데.
칼손 우리랑 너무 다르다.
근데 언니가 그다음에 한 말이 재밌었어.
회의 끝나고 다들 남아서 하는 얘기는 우리 방이랑 똑같대.
물렸다, 잠 못 잔다, 집에 말 못 한다. 그런 얘기.
발표할 때는 다들 아는 척하는데 끝나고 나면 다들 한숨 쉰대. 언니도 그렇대.
언니가 그러더라. 회의 시간엔 숫자 얘기만 하는데 정작 기억에 남는 건 끝나고 한 얘기래.
누가 힘들다고 하면 다들 남아서 들어준대. 밤늦게까지.
그 시간이 진짜 동아리 같대. 회의는 그냥 형식이고.
그 말 듣고 좀 놀랐어. 어려운 말 쓰는 대학생들도 결국 우리랑 같은 얘기를 하는 거야.
불나방 그럼 우리가 진짜 동아리네.
언니가 내 얘기를 더 듣더니 좀 부러워하더라. 우리 동아리가.
자기네는 회의를 해야 해서 그런 얘기를 하려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대. 근데 우리는 처음부터 그 얘기만 하잖아.
언니가 그러더라. 너네 동아리가 회의 끝나고 남는 시간만 모아놓은 거네.
돌부처 우리는 회의가 없어.
집에 오면서 생각했어. 대학생이든 우리든, 어른이든, 결국 마지막에 남는 얘기는 같구나.
숫자는 각자 다르게 공부하는데 마음은 다 비슷한 거라니까. 언니가 다음에 우리 동아리방 놀러 오고 싶대. 회의 없는 동아리 구경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