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이거든. 옆자리 아저씨 폰 화면이 보였어.
일부러 본 건 아니야. 자리가 좁으니까 그냥 보이더라.
빨간 거랑 파란 게 섞인 화면이었어. 뭔지는 몰라. 나는 그런 거 읽을 줄 모르니까.
근데 그게 주식 화면이라는 건 알겠더라. 동아리방에서 애들이 매일 보는 거랑 색이 똑같았다니까.
아저씨가 역 하나 지날 때마다 화면을 켜셨어. 보고, 끄고. 다음 역에서 또 켜고.
그리고 켤 때마다 엄지로 화면을 한 번 닦으시더라. 먼지도 없는데.
그게 계속 반복됐어. 내가 내릴 때까지 여섯 번.
나는 그 닦는 손이 제일 신경 쓰였거든. 화면이 더러워서 닦는 게 아니잖아.
뭔가를 하고 있어야 마음이 좀 가라앉는 거야. 동아리방에서 칼손이 책상 두드리는 거랑 같은 거고.
모르는 아저씨인데 그 손은 알 것 같더라. 우리 방 애들 손이랑 똑같았으니까.
칼손 나도 저래.
신기한 건 표정이 한 번도 안 바뀌셨다는 거야. 화면을 켜도 꺼도 똑같은 얼굴이었어.
근데 한숨은 쉬셨어. 세 번째 역쯤에서. 아주 작게.
지하철 소음 때문에 나만 들었을 거야. 옆에 앉아 있었으니까.
돌부처 얼굴은 버텨도 숨은 못 버텨.
동아리방에 가서 그 얘기를 했거든. 불나방이 웃으면서 그러더라. 그 아저씨 우리 방 오면 딱이겠다고.
근데 칼손은 안 웃었어. 자기도 지하철에서 그런다고 했어.
그 말 듣고 좀 조용해졌다. 다들 한 번쯤은 그랬던 거라니까.
나는 그 아저씨가 뭘 갖고 계신지 하나도 몰라. 알 필요도 없고.
근데 엄지로 닦던 그 손은 오래 기억날 것 같아. 모르는 사람 화면에서도 아는 마음이 보이더라.
너도 지하철에서 그런 손 보면 그냥 모른 척해 줘. 그 사람도 버티는 중인 거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