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서에 넣을 증명사진을 찍으러 동네 사진관에 갔어요. 사장님이 조금만 웃어보세요, 를 세 번이나 하셨지요.
며칠 뒤 사진을 찾았는데 봉투를 열고 한참 들여다봤어요. 입꼬리만 올라가고 눈은 전혀 웃지 않고 있더라고요. 제 얼굴인데 낯설었네요.
거울로 보는 얼굴과 사진 속 얼굴은 달라요.
거울은 좌우가 바뀌어 있고, 저는 늘 그 얼굴에 익숙해져 있지요. 사진은 남이 보는 제 얼굴이에요. 그래서 더 낯선 거겠지요. 남들은 이 얼굴로 저를 보고 있었군요.
사진관에서 웃으라는 말을 들으면 더 굳어요.
자연스럽게 웃으려 하면 할수록 얼굴이 어색해지지요. 결국 입꼬리만 억지로 올린 얼굴이 남았어요. 진짜 웃을 때의 제 얼굴은 어떤지 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사진 속 낯선 얼굴은, 내가 나를 늘 안쪽에서만 봐왔다는 증거다.
사진을 보면서 요즘 제 얼굴이 이렇구나 싶었어요.
눈 밑이 조금 어둡고, 표정이 전보다 굳어 있었지요. 바쁘고 지친 날들이 얼굴에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거울로는 매일 봐서 몰랐던 변화였네요.
사진 한 장을 엄마한테 보냈어요.
이상하게 나왔다고 투덜거리면서요. 엄마는 예쁘기만 하다고, 근데 좀 피곤해 보인다고 하셨지요. 밥은 잘 먹냐고 덧붙이셨고요. 엄마 눈에는 사진 속 피곤함이 먼저 보였나 봐요.
결국 그 사진을 이력서에 붙였어요.
마음에 쏙 들진 않지만 지금의 제 얼굴이니까요. 억지로 웃는 입꼬리도, 피곤한 눈도 다 요즘의 저였지요. 그걸 숨기고 싶지는 않더라고요.
사진 속 얼굴이 낯설면 조금 서글퍼지지요.
그래도 그 어색한 얼굴도 오늘을 버틴 내 얼굴이라고 봐주면 좋겠어요. 남들 눈에는 생각보다 괜찮은 얼굴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