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밤에 부모님 얘기를 꺼냈네요. 그런데 몇 마디 하다가 말끝을 삼키더라고요.
그러고 그 자리에 웃음을 한 번 붙이더라고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요.
제가 말린 것도 아니었어요.
그쪽이 알아서 멈추는걸요. 흉을 보다가 어느 선에서 자기가 먼저 덮는 거지요. 그 선이 어디인지는 본인도 정해두지 않았을 것 같은데 몸이 알더라고요.
가족에 대한 말은 끝까지 가지 못한다. 그 사람이 여전히 그 안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남 흉이면 끝까지 가겠지요.
가족은 그게 안 되네요. 밉기도 하고 안됐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요. 한쪽으로만 말하면 거짓말이 되는 셈이라 중간에 멈추게 되는 겁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맞장구를 안 쳤어요.
같이 흉을 보면 그 친구가 나중에 후회할 테니까요. 그렇다고 부모님 편을 들 수도 없고요. 그냥 듣고 있다가 물을 따라줬어요.
그다음에 만났을 때 그 얘기를 안 꺼냈어요.
지난번에 하다 만 거 뭐냐고 물으면 그 애가 또 그 자리에 서야 하는걸요. 하고 싶으면 자기가 다시 꺼내겠지요. 실제로 한 달쯤 뒤에 조금 더 말하더라고요.
두 번째에는 조금 더 가서 멈추더라고요.
한 번에 다 말할 수 있는 종류가 아닌 거겠고요. 몇 번에 나눠서 조금씩 꺼내는 거지요. 저는 매번 물만 따라주면 되는 셈이네요.
저도 집 얘기를 하다 멈춘 적이 여러 번이에요.
말하고 나면 그 사람들이 좀 나쁘게 남을 것 같아서요. 제가 미운 건 그날 하루치인데 듣는 쪽에는 그게 그 사람 전부가 되겠지요. 그게 싫어서 중간에 접는 겁니다.
그러니 친구가 삼킨 것도 그런 마음이었겠고요.
하다 마는 말끝에 그 사람 사정이 다 들어 있는걸요.
거기서 더 캐묻지 않는 게 듣는 쪽 몫이겠고요. 오늘 누가 말을 하다 삼켰다면, 그 자리를 그냥 두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