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이 요새 다크서클이 진하거든.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늦게 잔대.
뭐 하냐고 물었더니 그냥 폰 본대. 특별한 거 보는 것도 아니래. 영상 넘기고, 단톡 보고, 또 영상 넘기고.
자려고 누웠는데 폰을 못 놓겠대.
불나방 폰 끄면 할 게 없잖아.
왜 못 놓냐고 물었더니 좀 의외의 대답이 나왔어.
폰 끄면 천장을 봐야 한대. 그게 제일 싫대.
천장 보고 있으면 오늘 있었던 일이 다 떠오른대. 잘못한 거, 걱정되는 거, 내일 할 거.
폰을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안 난대. 화면이 생각을 막아주는 거래.
그래서 불나방은 화면이 꺼지지 않게 일 분마다 엄지로 화면을 건드린대. 아무것도 안 보면서도.
그 얘기 듣고 좀 놀랐어. 보려고 켜두는 게 아니라 끄지 않으려고 켜두는 거잖아.
밤에 그 작은 불빛 하나 붙잡고 있는 거야. 어둠이 싫어서.
칼손 나도 그래. 끄면 머리가 시끄러워.
동아리방에서 그 얘기가 나오니까 칼손도 그렇대. 돌부처만 빼고.
돌부처는 누우면 바로 잔대. 생각이 별로 없대. 다들 부러워했어.
근데 생각해보면 불나방이랑 칼손은 낮에 제일 많이 흔들리는 애들이거든. 낮에 흔들린 게 밤에 다 올라오는 거라니까.
그러니까 천장이 무서운 건 낮을 열심히 버텼다는 뜻이기도 한 거야.
돌부처한테 잠드는 비법이 있냐고 물었어. 걔가 하나 알려주더라.
천장 보면서 오늘 좋았던 거 하나만 생각한대. 아무리 작아도. 점심이 맛있었다, 이런 거.
불나방이 그날 밤 해봤대. 좋았던 거 하나. 돌부처 개그가 재미없어서 웃겼던 거.
생각하다가 웃음이 나서 그냥 잤대. 폰은 베개 옆에 꺼진 채로 있었대.
돌부처 내 개그가 쓸모 있네.
너도 자기 전에 폰을 못 놓으면 그건 천장 보는 게 무거워서 그런 거야. 네가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거든.
좋았던 거 하나만 떠올려봐. 없으면 동아리방에서 웃었던 거라도. 그건 매일 하나씩 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