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다닌 애들끼리 얘기하는 걸 밖에서 들으면 좀 웃기거든. 말투가 다 비슷해.
처음엔 다 달랐다니까. 근데 어느새 그렇게 되어 있더라.
새로 온 애를 지켜본 적 있거든. 두 주 만에 우리 방 말버릇을 그대로 쓰고 있더라.
자기는 모르는 것 같았어. 내가 알려줬더니 진짜냐고 놀라더라니까.
말투는 배우는 게 아니라 옮는 거더라. 옆에 오래 앉아 있으면 그냥 붙는 거잖아.
칼손 저 그거 집에서도 쓰다가 혼났어요.
문제는 좋은 것만 옮는 게 아니라는 거다. 안 좋은 것도 똑같이 옮거든.
한동안 방에서 남 탓하는 말투가 돌았던 적이 있어. 한 명이 쓰기 시작했는데 두 주 만에 넷이 쓰고 있더라니까.
그때 방 분위기가 진짜 안 좋았어. 말투가 바뀌니까 생각도 같이 바뀌는 것 같더라.
돌부처 말이 먼저 바뀌지.
이거 알고 나서 나는 내 말투를 좀 보게 됐거든. 부장 말투가 제일 많이 옮잖아.
내가 짜증 섞어서 말하면 그 주에 방 전체가 그렇게 말하더라. 진짜다니까.
그래서 안 좋은 날에는 말을 좀 줄인다. 말 줄이는 게 티는 나는데 옮기는 것보단 낫잖아.
거꾸로 쓰기도 하거든. 방에 넣고 싶은 말이 있으면 내가 며칠 계속 쓴다.
괜찮냐고 안 묻고 밥 먹었냐고 묻는 거, 이것도 그렇게 넣은 거라니까. 아무한테도 그렇게 하자고 말한 적이 없어.
그냥 내가 계속 썼더니 두 주쯤 지나서 애들이 다 그렇게 묻고 있더라.
근데 이건 좀 조심해야 되더라. 내가 넣고 싶은 걸 넣을 수 있으면 안 넣어야 될 것도 넣게 되는 거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애들 속은 못 들여다보거든. 근데 말투는 들리잖아.
방 말투가 비슷해졌으면 그건 마음이 좀 붙었다는 거더라. 나는 그걸로 방 상태를 본다니까.
말투가 다시 갈라지기 시작하면 그때는 뭐가 있는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