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폰에 그런 문자가 하루에도 몇 번씩 오거든. 옆에 있으면 알림이 계속 울려.
내가 이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엄마가 그냥 지우면 된다고 하시더라.
지우는 걸 옆에서 봤는데 내용을 아예 안 보시더라. 손가락으로 쓸어 넘기기만 해.
그게 좀 익숙해 보였다니까. 몇 년째 그러고 계신 거잖아.
나는 그거 보면서 안 읽는 것도 매일 하면 일이겠구나 싶었어.
칼손 저희 엄마도 그래요.
궁금해서 엄마한테 여쭤봤거든. 이 사람들이 번호를 어떻게 아냐고.
엄마도 모르신대. 그냥 어디선가 흘러간 거겠지 하시더라.
모르는 사람이 우리 집 번호를 알고 매일 뭔가 보내는 거잖아. 그 생각을 하니까 좀 이상했다니까.
방에서 이 얘기를 꺼냈더니 집집마다 다 온다고 하더라. 안 오는 집이 없어.
근데 아무도 그걸 이상하다고 생각을 안 했더라니까. 그냥 있는 걸로 되어 있는 거야.
매일 오면 그게 원래 그런 게 되는 거잖아. 나도 그랬고.
돌부처 안 읽으면 되지.
돌부처 말이 맞긴 해. 안 읽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나니까.
근데 안 읽으려면 매일 지워야 되잖아. 그게 하루에 몇 번씩이면 그것도 시간인 거라니까.
아무것도 안 하는 데 시간이 드는 게 나는 좀 억울하게 느껴졌어.
한번은 엄마가 그거 지우시다가 진짜 온 문자까지 같이 지우신 적이 있거든. 나중에 한참 찾으셨어.
매일 쓸어 넘기다 보면 그렇게 되는 거잖아. 안 읽는 게 답인데 그 답에도 값이 있는 거라니까.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그 문자에 뭐가 쓰여 있는지도 몰라. 볼 생각도 없고.
근데 엄마 손가락이 매일 그걸 쓸어 넘기고 있다는 건 봤잖아. 그건 알겠더라.
우리 방에도 안 읽고 넘겨야 되는 게 늘고 있다니까. 그거 세는 것도 일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