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에 우리 동아리 단골 분식집이 있거든. 떡볶이가 맛있어.
사장님이 늘 카운터 옆에 폰을 세워두시더라. 처음엔 드라마 보시는 줄 알았어.
근데 가끔 화면이 보이는데 빨간 거 파란 거 숫자가 있는 거야. 동아리방 애들 폰이랑 같은 화면.
사장님이 떡볶이를 젓다가 폰을 힐끗 보실 때가 있어. 그때 손이 딱 멈추더라.
국자를 든 채로 몇 초. 그러고 나서 국자를 냄비 가장자리에 탁탁 두 번 치셔.
그다음에 다시 저으시고. 그게 늘 똑같은 순서야.
나는 그 탁탁 소리가 이상하게 귀에 남더라. 뭔가 털어내는 소리 같았거든.
칼손 나도 폰 보고 나면 뭐 하나 털어.
한번은 손님이 없을 때 갔는데 사장님이 먼저 말을 거시더라. 너네 주식 동아리라며.
맞다고 했더니 웃으시면서 그러셨어. 너네는 그런 거 하지 말고 공부나 하라고.
근데 그 말 하시면서 폰을 뒤집어 놓으시더라. 화면이 안 보이게.
그 모습이 좀 웃기기도 하고 짠하기도 했어. 하지 말라면서 본인은 보고 계신 거잖아.
집에 와서 엄마한테 그 얘기를 했거든. 엄마가 그러더라. 장사하시는 분들은 하루 종일 가게에 묶여 있으니까 그게 유일하게 밖을 보는 창일 수도 있다고.
그 말 듣고 좀 다르게 보이더라. 사장님은 떡볶이 냄비 앞에서 하루를 다 보내시잖아.
돌부처 우리 방이 창문이면 사장님은 폰이 창문이네.
그 뒤로 분식집 가면 사장님한테 오늘 떡볶이 맛있다고 한 마디씩 해.
사장님이 그 말 들으시면 국자를 탁탁 안 치시고 그냥 웃으셔.
뭘 바꾼 건 없어. 근데 그 순간만큼은 화면보다 떡볶이 냄비가 더 중요해 보이시더라.
나는 사장님 폰에 뭐가 있는지 하나도 몰라. 알 생각도 없고.
근데 국자 탁탁 치는 그 마음은 알 것 같거든. 너도 단골 가게 가면 맛있다고 한 마디 해봐. 생각보다 크게 닿는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