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이상한 문자가 왔는데 이거 눌러도 되냐고 물으셨지요.
택배 주소가 잘못돼서 확인하라는 내용이었대요. 엄마는 택배 시킨 게 없으셨고요.
엄마가 몇 번이나 강조하셨어요.
누르기 전에 전화부터 한 거라고요. 뉴스에서 이런 문자는 누르지 말라고 하더라고 하시면서요. 저는 잘하셨다고, 그건 누르면 안 되는 문자라고 말씀드렸지요. 그리고 바로 지우시라고 했어요.
요즘 뉴스에서 이런 문자 얘기가 자주 나오지요.
택배, 청첩장, 부고 같은 걸로 위장해서 링크를 누르게 한다는 얘기였어요. 누르면 개인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요. 저는 자세한 방식까지는 잘 모르지만, 모르는 링크는 누르지 말라는 말은 여러 번 들었네요.
의심이 들 때 먼저 물어볼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게 가장 오래된 방패다.
전화를 끊고 나서 조금 마음이 무거웠어요.
이번엔 엄마가 먼저 물어봐 주셨지만, 다음엔 바쁜 와중에 그냥 누르실 수도 있잖아요. 엄마는 문자를 받으면 성실하게 다 읽으시는 분이거든요. 그 성실함이 이럴 땐 걱정이 되더라고요.
다음 날 엄마가 다시 전화하셨어요.
옆집 아주머니도 비슷한 문자를 받았는데, 엄마가 누르지 말라고 알려드렸대요. 목소리가 조금 뿌듯해 보이셨지요. 한 번 물어본 게 다른 사람한테까지 건너간 거였군요.
주말에 본가에 가서 엄마 휴대폰을 같이 봤어요.
모르는 번호에서 온 링크는 누르지 말 것, 이상하면 저한테 먼저 물어볼 것을 메모지에 적어 냉장고에 붙여드렸지요. 엄마가 이런 것까지 하냐며 웃으셨지만 메모는 떼지 않으셨어요.
세상엔 의심해야 할 게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요.
그럴수록 의심스러울 때 먼저 전화할 사람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되겠지요. 엄마한테 제가 그런 사람이라는 게 조금 고마웠어요. 오늘은 부모님께 짧게 안부 전화 한 통 드려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