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카페에 들어갔는데 자리가 다 비어 있었네요. 그런데 저는 곧장 제일 안쪽으로 갔어요.
넓은 데가 편할 것 같은데 몸이 벽 쪽으로 가더라고요.
한쪽이 벽이면 신경 쓸 방향이 하나 줄어들더라고요.
뒤에서 누가 지나가는 걸 안 느껴도 되고요. 그게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차이가 납니다. 등 뒤가 열려 있으면 계속 조금씩 신경이 가는걸요.
사람은 넓은 곳에서 쉬지 않는다. 등을 기댈 데가 있을 때 비로소 앉는다.
솔직히 그 마음도 있어요.
가운데 앉으면 들어오는 사람마다 저를 한 번씩 봅니다. 볼 뿐이지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데요. 그 시선을 몇 번 받는 게 피곤한 날이 있는걸요.
가끔은 좀 아쉽기도 해요.
창가 넓은 자리가 비어 있는데 제가 안쪽에 앉아 있으면요. 밖을 보고 싶어서 온 날에도 몸이 먼저 구석으로 갑니다. 편한 쪽과 좋은 쪽이 안 맞는 셈이군요.
한 번은 일부러 가운데 앉아봤어요.
처음 십 분은 계속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는 괜찮아지더라고요. 아무도 저를 안 보고 있었습니다. 그건 알고 있었는데 몸이 몰랐던 거지요.
그날 이후로 가끔은 가운데도 앉게 되네요.
다만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날에는 여전히 구석으로 가요. 그날그날 남은 기운에 따라 자리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혼자 갈 때만 그런 것 같기도 해요.
누구랑 같이 가면 자리를 별로 안 따집니다. 앞에 사람이 앉아 있으면 등 뒤가 열려 있어도 덜 신경 쓰이더라고요. 그러니까 벽을 찾는 건 혼자일 때 대신 기댈 걸 찾는 셈이군요.
구석을 고르는 게 소극적인 성격이라서만은 아닌 것 같아요.
등 뒤를 신경 안 써도 되는 자리를 찾는 거겠지요. 그건 숨는 것과는 좀 다른걸요. 오늘 어디선가 끝자리로 가셨다면, 그날은 그만큼 기운을 아껴야 하는 날이었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