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이 일주일에 한 번은 혼자 코인노래방에 간대.
다들 놀랐어. 불나방은 혼자 뭘 하는 애가 아니거든. 늘 누구랑 같이 있고 떠드는 애잖아.
근데 혼자 간대. 아무한테도 말 안 하고.
불나방 혼자 가야 맘대로 부르지.
무슨 노래 부르냐고 물었더니 좀 머뭇거리더라.
그러더니 노래방 앱을 보여줬어. 최근 기록.
다 발라드였어. 느린 노래, 슬픈 노래. 스무 곡 넘게. 신나는 노래는 하나도 없었어.
우리랑 갈 때는 맨날 신나는 노래만 부르거든. 소리 지르고 뛰고.
왜 혼자 가면 발라드만 부르냐고 물어봤어.
불나방이 그러더라. 같이 가면 분위기 띄워야 할 것 같대. 자기가 발라드 부르면 다들 이상하게 볼 것 같대.
근데 혼자 가면 그럴 필요가 없잖아. 그냥 부르고 싶은 거 부르면 돼.
그래서 혼자 가서 발라드를 부르면 속이 좀 시원하대. 하고 싶은 말을 노래로 대신 하는 거래.
칼손 나도 혼자 가면 그래. 우는 노래만 불러.
칼손도 혼자 간 적 있대. 돌부처도 있대. 셋 다 혼자 노래방에 가는 애들이었어.
돌부처는 혼자 가서 한 곡만 부르고 나온대. 같은 곡을 다섯 번.
생각해보면 노래방이 혼자 소리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데잖아. 집에서는 못 하고, 학교에서는 더 못 하고.
거기서는 아무도 안 보니까 진짜 목소리가 나오는 거라니까.
그래서 한번은 다 같이 가서 해봤어. 각자 혼자 부르던 노래를 부르기.
불나방이 발라드를 불렀어. 처음엔 다들 웃음 참았는데 중간부터 아무도 안 웃었어. 진짜 잘 불렀거든. 진심이 들어 있었어.
다 부르고 나서 불나방이 좀 쑥스러워하더라. 그래서 다들 박수 쳤어.
돌부처 다섯 번 불러도 돼.
그날 돌부처도 자기 노래를 한 번 불렀어. 다섯 번은 아니고 한 번.
너도 혼자서만 부르는 노래가 있으면 그건 네 진짜 목소리야. 부끄러운 거 아니거든.
언젠가 그 노래를 같이 들어줄 애들이 생기면 한 번 불러봐. 동아리방 애들은 안 웃는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