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친구가 사진을 한 장 보내왔네요. 아무 설명도 없었어요.
십오 년쯤 같이 산 아이였어요. 저는 그 사진을 한참 봤네요.
답을 쓰려는데 손이 안 움직였어요.
고생했다는 말도 이상하고, 잘 갔을 거라는 말도 제가 할 말은 아니고요. 어떤 문장을 써도 그 십오 년 앞에서는 작아 보이더라고요.
오래 함께한 것을 잃은 사람 앞에서, 문장은 늘 한 치수 작다.
한참 있다가 두 줄을 보냈어요.
사진 잘 봤다는 말과, 오래 같이 있었다는 말이었는걸요. 위로하려는 말은 아니었고요. 그냥 제가 그 십오 년을 알고 있다는 걸 알리는 정도였어요.
답은 안 왔어요.
그건 예상한 거였고요. 그런 소식을 보내는 사람은 대화를 하려고 보내는 게 아니겠지요. 알려야 할 데에 알리는 거고, 그다음은 혼자 지나가는 겁니다.
며칠 뒤에 연락할 때 그 얘기를 안 꺼냈어요.
밥 먹었냐고만 물었네요. 그 애가 말하고 싶으면 먼저 꺼낼 테니까요. 제가 먼저 꺼내면 그날 다시 처음부터 겪게 하는 셈이고요.
몇 주 지나서 그 애가 먼저 말하더라고요.
밥그릇을 아직 못 치웠다고요. 그 말에도 저는 별말 안 했고요. 그냥 그렇구나, 하고 들었어요. 그게 그 애가 하고 싶었던 말의 전부였던 것 같고요.
예전에 비슷한 일을 겪었을 때 저도 아무한테도 길게 말 안 했어요.
그때 제일 고마웠던 건 며칠 뒤에 아무렇지 않게 안부를 물어준 사람이었습니다. 그 얘기를 안 꺼내준 게 고마웠던 거지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것도 그때 받은 걸 그대로 하는 셈이네요.
아무 말 못 하겠으면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만으로도 되겠지요.
몇 주 뒤에 한 번 더 연락하는 것까지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고요. 오늘 그런 소식을 받으셨다면, 짧게 보내시고 며칠 뒤에 다시 한 번 물어보셔도 되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