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다음 주에 처음 출근한다고 합니다. 밥상에서 그 얘기가 나왔어요.
엄마가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동생은 짧게 대답하더라고요. 저는 옆에서 듣고만 있었습니다.
전날 밤에 동생이 가방을 싸놓더라고요.
그러고 자기 전에 다시 열어봤어요. 조금 있다가 또 열어봤고요. 뭘 확인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두 번이었습니다. 그걸 보고 저는 아무 말도 안 했네요.
처음 가는 길 앞에서 사람은 짐을 확인한다. 확인할 것이 없어도 확인한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축하가 먼저 안 나왔는걸요.
거기 사람들이 어떨지, 힘들면 말은 할 수 있을지 같은 게 먼저 떠올랐어요. 좋은 소식인데 제 머릿속은 다른 데 가 있었던 겁니다.
말하려다 말았어요.
가는 사람한테 걱정을 얹으면 그것까지 들고 가야 하잖아요. 안 그래도 무거운 날인데요. 그래서 잘 다녀오라고만 했습니다. 다른 말은 삼켰고요.
삼킨 게 잘한 건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날은 그게 맞는 것 같았어요.
엄마는 저랑 다르시네요.
몇 시에 나가는지, 밥은 어디서 먹는지 다 물어보셨네요. 동생은 귀찮아하는 표정이었지만 다 대답하더라고요. 저렇게 물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식이겠지요.
말을 아끼는 쪽과 다 묻는 쪽이 한 상에 앉아 있었던 셈입니다.
돌아온 날에는 뭐가 어땠냐고 크게 묻지 않으려고 합니다.
밥은 먹었냐 정도로 시작할 생각이에요. 그러면 말하고 싶은 만큼만 말하겠지요. 다 캐물으면 그날 있었던 일을 정리해서 보고하게 만드는 셈이 되니까요.
걱정을 다 말하는 것도 방법이고 안 말하는 것도 방법이겠지요.
어느 쪽이 맞는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다만 그날 그 사람이 덜 무겁게 나갈 수 있으면 되는 거겠지요. 오늘 누군가의 첫날을 앞두고 계신다면, 잘 다녀오라는 말 하나면 충분한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