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짐을 옮기고 갔습니다. 방에 옷걸이 몇 개만 그대로 걸려 있었어요.
낮에는 괜찮았는데 밤이 되니까 자꾸 마음이 걸리더라고요.
혼자 사는 게 나쁜 일도 아니고 나이도 그럴 나이입니다.
본인이 원해서 간 거고요. 그러니 걱정할 일이 아닌걸요. 머리로는 그렇게 정리가 되는데 밤에는 또 다릅니다.
떠나보내는 쪽이 더 오래 문 앞에 서 있다. 떠난 사람은 이미 다음 일을 하고 있는데.
밤에 메시지를 보낼까 하다가 말았어요.
도착했냐고 낮에 이미 물어봤습니다. 또 물으면 그건 저 편하자고 하는 거지요. 그런데도 손이 폰 쪽으로 가더라고요.
왜 이런가 생각해보니 눈에서 사라진 게 큰 것 같습니다.
같이 살 때는 몇 시에 들어오고 밥을 먹었는지가 저절로 보였어요. 이제는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정보가 없으니까 마음이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겁니다. 대개 나쁜 쪽으로요.
엄마는 반찬을 만드시더라고요.
말은 별로 안 하시고 통에 담기만 하십니다. 걱정을 말로 하는 대신 손으로 하시는 셈이군요. 그러고 보면 저희 집은 다들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같은 걸 하고 있습니다.
옷걸이 몇 개가 그대로 걸려 있는 방을 저는 아직 안 치웠어요.
치우면 진짜 나간 게 되는 것 같아서요. 며칠 더 두려고 합니다. 언젠가는 치우겠지요.
매일 물어보면 그쪽이 감시받는 기분이 들겠지요.
그래서 주에 한 번만 하기로 정해뒀어요. 대신 그날은 짧게 안 묻고 좀 길게 얘기하려고 합니다. 궁금할 때마다 보내는 것보다 이쪽이 서로 편할 것 같더라고요.
정해두니까 그 사이에는 덜 조바심이 나기도 하네요.
조바심이 나는 건 못 믿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동안 눈으로 확인하던 걸 이제 못 하니까 그런 거겠지요. 시간이 지나면 안 보이는 것에도 익숙해질 겁니다. 오늘 누군가를 내보내신 밤이라면, 확인하고 싶어지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닌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