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이름을 물고 왔어요.
강미연 리츠라는 게 있대요. 여럿이 돈을 모아 건물을 사는 거라던데요.
박예슬 건물은 반으로 자를 수 없잖아요. 어떻게 나눠 갖는데요?
예슬이가 손으로 식탁을 갈라 보이면서 그렇게 물었어요. 저도 그게 걸렸는데, 계로 옮기니까 풀리는 거예요.
동네 계를 생각해 보세요. 혼자서는 못 사는 걸 여럿이 다달이 부어서 사잖아요.
이것도 그런 자리인 거예요. 한 사람이 건물 한 채를 사기는 어렵잖아요. 그러니까 여럿이 조금씩 내서 하나를 사는 셈이죠.
그런데 예슬이 말대로 건물은 못 자르잖아요. 그래서 회사를 하나 세워서 그 회사가 건물을 갖게 한대요. 사람들은 건물이 아니라 그 회사 몫을 나눠 갖는 거예요. 자를 수 없는 걸 자를 수 있는 것으로 바꿔 놓은 셈이죠.
그럼 뭘로 버느냐. 그 건물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한테 받는 세인 거예요.
가게가 들어와 있으면 가게한테 받고, 회사가 들어와 있으면 회사한테 받고요. 그 받은 걸 모아서 들어간 사람들끼리 나눠 갖는 셈이죠.
특이한 건 나눠 주는 게 선택이 아니라던데요. 받은 것 대부분을 나눠 줘야 그 이름을 쓸 수 있게 정해져 있대요. 회사가 왜 돈을 나눠 주는지 알아본 날에는 나눠 줄지 말지를 회사가 정한다고 들었잖아요. 여기는 그게 아니라 처음부터 나눠 주게 묶어 둔 자리인 거예요.
박예슬 그럼 쌓아뒀다가 다른 걸 하기는 어려운 거잖아요.
여기가 저는 제일 알아둘 만했어요.
나눠 주고 나면 손에 남는 게 별로 없잖아요. 그러니까 건물을 하나 더 살 때 자기 돈만으로는 못 사는 거예요. 빌려서 사는 셈이죠.
그러면 빌린 값이 세지면 어떻게 되겠어요. 세는 그대로인데 나가는 게 늘어나니까 나눠 줄 게 줄어드는 거예요. 우리 집도 대출 낀 집은 이자가 오르면 반찬값부터 줄이잖아요. 그거랑 같은 거예요.
그래서 이런 회사 얘기에는 돈 빌리는 값 얘기가 늘 같이 붙는다고 들었어요.
이름만 보면 다 같아 보이는데 안이 다르대요.
사무실만 모아 둔 데가 있고, 물건 쌓아두는 창고만 모아 둔 데가 있고, 상가나 호텔을 든 데도 있고요. 앞서 택배 회사를 알아본 날에 가르는 자리가 한복판이라는 얘기가 나왔잖아요. 그 큰 창고를 지어서 세를 놓는 쪽이 이런 자리인 거예요.
들어와 있는 사람이 오래 있기로 한 데인지, 자주 바뀌는 데인지도 다르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리츠라는 말만 보고 같은 물건으로 여기면 안 되는 거예요. ETF도 봉지라는 말만 보고 같은 걸로 보면 안 된다고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여기도 똑같은 셈이죠.
혼자 못 사는 걸 여럿이 모아 사는 계 같은 자리라는 것, 건물을 못 자르니까 회사를 세워 그 몫을 나눈다는 것, 받은 세를 대부분 나눠 주게 묶여 있어서 빌린 값에 크게 매인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어느 게 낫다는 말은 저희가 못 해요. 그건 저희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니잖아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