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말을 물고 왔어요.
강미연 요즘은 회사 하나를 고르는 게 아니라 여러 개 든 걸 통째로 산대요.
박예슬 그거 코인 쪽에서 알아본 적 있잖아요. 원래는 주식 쪽 얘기 아닌가요?
맞대요. 코인이 그 방식을 나중에 가져다 쓴 거고, 원래 있던 자리는 이쪽인 거예요.
미연 언니가 시장에서 사 온 모둠전을 식탁에 올려놓더니 이건 하나가 아니라 다섯이라고 했어요. 저는 그 말이 딱이라고 생각했어요.
동태전만 사려면 그것만 파는 데를 찾아가야 하잖아요. 그런데 모둠전은 한 팩에 다섯 가지가 조금씩 들어 있는 셈인 거예요. 한 번에 사고 한 번에 들고 오는 셈이죠.
이것도 그런 거예요. 삼성전자 하나, SK하이닉스 하나 따로 담는 게 아니라 여러 회사가 조금씩 담긴 봉지 하나를 통째로 가지는 거예요.
여기가 제일 알아둘 만한 대목인 거예요.
만드는 데가 그날그날 마음대로 담는 게 아니래요. 미리 정해둔 명단이 있고 그 명단대로 담는 일인 거예요. 코스피200 같은 게 그 명단인 셈이죠.
그러니까 봉지를 만드는 사람은 고르는 사람이 아니라 베끼는 사람인 거예요. 명단에서 누가 빠지고 누가 들어오면 봉지 안도 따라 바뀌고요.
박예슬 그럼 사람이 골라 담는 봉지는 없는 건가요?
있대요. 명단을 그대로 따르는 것도 있고 사람이 골라 담는 것도 있고, 나라 밖 것만 담은 것도 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안은 다른 물건인 거예요.
이게 저는 신기했어요. 봉지는 따로 사고파는 건데 어떻게 안에 든 것과 비슷하게 가느냐고요.
봉지를 새로 만들거나 허물 수 있는 데가 따로 있대요. 봉지 쪽이 안엣것보다 비싸지면 새로 만들어 내놓고, 싸지면 허물어서 안엣것을 꺼낸다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둘 사이가 벌어지지 않게 눌러 준다고 들었어요.
신미혜 시장에 모둠전이 갑자기 비싸지면 전 부치는 집이 더 부쳐 내놓는 것과 같은 거예요.
만들어 주고 지켜 주는 데가 있으니 그 값을 조금씩 떼어 간대요. 우리가 따로 내는 게 아니라 봉지 안에서 야금야금 빠지는 셈이죠.
한 해로 보면 아주 조금이라는데, 오래 들고 있으면 그게 쌓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같은 명단을 베낀 봉지끼리도 떼어 가는 몫이 다르면 나중이 달라진다는 거예요. 곗돈 맡아주는 값이랑 같은 자리인 셈이죠. 은행이 어떻게 버는지 알아본 날에도 같은 짜임이 나왔어요.
앞서 코인을 주식처럼 산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아본 날이 있었잖아요. 그게 봉지 안에 코인을 담아 둔 거래요.
담는 물건이 다를 뿐 짜임은 같은 거예요. 다만 담긴 게 뭐냐에 따라 사정이 아주 달라지니까 봉지라는 말만 보고 같은 물건으로 여기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회사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 담긴 걸 통째로 가진다는 것, 그 봉지는 미리 정해둔 명단을 베껴 담는다는 것, 그리고 담아 주는 값이 안에서 조금씩 빠진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어느 봉지가 낫다는 말은 저희가 못 해요. 그건 저희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니잖아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