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말을 물고 왔어요.
강미연 요즘 주주총회 얘기가 자꾸 나오더라고요. 어디는 표가 갈렸다던데요.
박예슬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회사 일에 말을 할 수 있는 건가요?
할 수 있대요. 그런데 어떻게 하는 건지를 몰랐는데, 반상회로 옮기니까 풀리는 거예요.
아파트에 살면 일 년에 몇 번 모이잖아요. 관리비를 어디에 쓸지, 경비 아저씨를 몇 분 두실지, 지붕을 언제 고칠지 같은 걸 거기서 정하는 자리인 거예요.
회사도 그런 자리를 두게 돼 있대요. 그 회사 몫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정하는 자리인 셈이죠. 회사를 맡아 굴릴 사람을 누구로 할지, 번 걸 나눠 줄지 말지, 회사를 쪼갤지 합칠지 같은 걸요.
앞서 회사가 왜 돈을 나눠 주는지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나눠 줄지 말지도 결국 이 자리에서 정해지는 거예요. 회사를 쪼갠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아본 날 얘기도 여기로 오고요.
여기가 반상회랑 갈리는 대목인 거예요.
미연 언니가 자기네 반상회는 한 집이 한 표라 목소리 큰 집이 못 이겼다고 했어요. 그런데 여기는 그게 아니래요. 가진 만큼 표를 갖는 셈이죠.
반상회로 치면 몇 평에 사느냐로 표가 갈리는 것과 같은 거예요. 그러니까 크게 가진 한 사람이 흩어져 있는 여러 사람보다 셀 수 있는 자리인 거예요.
박예슬 그럼 조금 가진 사람은 가봐야 소용없는 거 아닌가요?
소용이 없지는 않대요. 흩어져 있는 사람들이 같은 쪽으로 모이면 얘기가 달라지는 셈이죠.
크게 가진 쪽이 원하는 것과 흩어진 사람들이 원하는 게 다를 때가 있잖아요. 그때 표가 갈리고, 그러면 뉴스에 나온다는 얘기인 거예요. 어느 쪽이 옳은지는 저희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왜 그런 자리가 생기는지는 알겠더라고요.
대부분은 그 자리에 안 간대요. 평일 낮에 하는 데가 많아서 갈 수가 없는 셈이죠.
그래서 미리 종이에 적어 맡기는 방법이 있대요. 요즘은 폰으로도 한다고 들었어요. 반상회에 못 가면 옆집에 부탁하는 것과 같은 거예요.
회사에서 문자를 보내고 종이를 부치는 것도 그래서라던데요. 사람이 너무 안 모이면 아예 못 정하고 넘어가는 일이 생긴대요. 몇 사람 이상 모여야 정할 수 있다고 정해 둔 게 있어서 그런 거예요.
회사를 맡을 사람을 고르는 게 제일 큰 일이래요. 그 사람들이 그다음 한 해 동안 일을 벌이는 거니까요.
그리고 그 사람들한테 얼마를 줄지도 여기서 정한다고 들었어요. 회사가 자기 몫을 사들인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아본 날에 나온 얘기도 이 자리를 거치는 셈이죠.
다만 이 자리에서 정한 게 다 그대로 되는 건 아니래요. 정해 놓고도 사정이 바뀌면 못 하는 것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건 밖에서 알기 어렵대요.
회사에도 반상회 같은 자리가 있다는 것, 다만 한 사람 한 표가 아니라 가진 만큼 표를 센다는 것, 그래서 흩어진 사람들이 모이느냐 마느냐로 결과가 갈린다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