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연 언니가 뉴스에서 이 얘기를 물고 왔어요.
강미연 벌었는데도 나눠 줄 수가 없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박예슬 앞서 배당을 알아봤잖아요. 번 걸 나눠 주는 거라고 했는데 못 준다는 게 무슨 말인가요?
꺼낼 수 있는 칸이 정해져 있는 거예요. 저도 그런 줄 몰랐던 셈이죠.
미연 언니가 계에서 원금은 손대지 않는다는 게 첫 약속이었다고 했어요. 그게 이 얘기의 뼈대인 거예요.
앞서 자기자본을 알아본 날에 내 몫 쪽에 두 가지가 들어 있다고 했잖아요. 처음에 넣은 원금과 그 뒤로 쌓인 것이요.
나눠 줄 수 있는 건 쌓인 쪽뿐이래요. 원금은 못 건드리게 해 둔 셈이죠. 그러니까 쌓인 게 없으면 그 해에 벌었어도 나눠 줄 데가 없는 거예요.
앞서 자본잠식을 알아본 날에 쌓인 쪽을 다 먹고 원금까지 파먹은 상태라고 했잖아요.
그러면 꺼낼 칸이 비어 있는 셈이죠. 그 해에 조금 벌었다고 해도 먼저 그 구멍을 메우는 데 들어가는 거예요. 우리 집으로 치면 빚을 지고 있는 달에 용돈을 나눠 줄 수는 없는 것과 같은 거예요.
박예슬 그럼 나눠 준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곳간이 있다는 뜻인 거잖아요.
그렇게 읽힌다고 들었어요. 앞서 무상증자를 알아본 날에도 쌓아 둔 게 없으면 옮겨 적을 것도 없다고 했잖아요. 결이 같은 거예요.
여기가 헷갈리기 쉬운 대목인 거예요.
꺼낼 칸이 넉넉해도 통장에 현금이 없으면 못 주잖아요. 앞서 사내유보금을 알아본 날에 쌓였다고 적힌 게 이미 공장이나 광의 물건이 됐을 수 있다고 했어요.
그러니까 나눠 줄 수 있다와 나눠 줄 돈이 있다가 다른 말인 셈이죠. 앞서 현금흐름을 알아본 날에 장부와 통장이 서로 다른 걸 말해 준다고 했는데, 여기서 그 둘이 같이 걸리는 거예요.
또 하나 들은 게 있어요. 앞서 회사가 자기 주식을 사들인다는 걸 알아본 적이 있잖아요.
그것도 이 칸에서 꺼내는 거래요. 나눠 주는 것과 사들이는 것이 같은 곳간에서 나가는 셈이죠. 그래서 한쪽을 많이 하면 다른 쪽이 줄어드는 거예요.
앞서 사내유보금을 알아본 날에 번 걸 쓸 데가 넷이라고 했잖아요. 그중 둘이 이 칸을 같이 쓰는 셈이죠. 다만 어느 회사가 어느 쪽을 고를지는 저희가 알 수 없어요. 그건 주주총회에서 정하는 일이잖아요.
나눠 줄 수 있는 건 쌓인 쪽뿐이고 원금은 못 건드린다는 것, 그래서 원금까지 먹은 자리에서는 나눠 줄 수가 없다는 것, 그리고 나눠 줄 수 있다와 줄 돈이 있다가 다른 말이라는 것. 저녁 먹고 나서 알아낸 건 딱 이만큼인 거예요.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건 결과가 아니라 태도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