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가 얘기가 나오니까 손님 하나가 자기도 모르게 손을 뒤로 감추더라고. 나중에 물어보니 자기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대.
그게 이 집안이 무협에서 하는 일이야. 이름만 나와도 다들 몸을 사려.
먼저 자리부터. 사천당가는 문파가 아니라 세가야. 핏줄로 이어지는 집안이지. 남궁세가니 하북팽가니 하는 것들이랑 같은 줄에 있어.
그런데 다른 세가랑 결이 달라. 다른 데는 검이나 도를 쓰잖아. 여기는 독하고 암기를 써. 그것도 대놓고.
이게 우연이 아니야. 둘이 같은 성질이거든.
정면으로 안 붙는 기술이라는 거. 독은 상대가 모르는 사이에 들어가고, 암기는 멀리서 날아가. 무협의 대결이 원래 붙어서 하는 거라고 내가 활 얘기할 때도 말했잖아. 이 집안은 그 규칙을 안 지켜.
그러니까 당가는 무림 안에 있는 예외야. 다들 지키는 방식을 혼자 안 지키는 집안. 그래서 정파에 속해 있어도 다른 문파가 어려워해.
여기가 재밌는 대목이야. 다들 당가를 꺼리는 진짜 이유는 세서가 아니야.
이겼는지 졌는지가 나중에 밝혀지거든. 칼로 붙으면 그 자리에서 끝나잖아. 그런데 독은 돌아가서 사흘 뒤에 쓰러질 수도 있어. 싸움이 끝났는지 아닌지를 본인이 몰라.
무림인한테 이게 제일 곤란해. 이기고 나서도 안심을 못 하니까. 그래서 애초에 안 붙는 쪽을 고르는 거지.
이 집안 설정에서 잘 짜인 부분이 이거야. 독을 쓰려면 본인이 먼저 몸에 익혀야 해.
어릴 때부터 조금씩 몸에 넣어서 견디게 만드는 식이지. 그래서 당가 사람은 남한테 위험한 만큼 자기 몸도 이미 상해 있어. 손을 함부로 못 잡고, 아무하고나 같이 밥을 못 먹어.
이게 좋은 장치야. 강한 걸 주면서 값을 같이 붙였잖아. 사파 무공이 빨리 세지는 대신 뭘 파는 거랑 같은 계약이지. 공짜로 센 집안이 없다는 게 이 장르의 규칙이야.
당가가 나오는 자리는 대개 셋 중 하나야.
세 번째가 꽤 자주 나와. 누가 독에 당하면 결국 당가로 가야 하잖아. 문제를 낸 집안이 답도 쥐고 있는 구조라서 이야기가 그쪽으로 굴러가게 돼 있어.
산 이름을 진짜로 쓰는 얘기 전에 했잖아. 이것도 같아. 사천은 실제로 있는 데야.
산이 험하고 안개가 많고 약초가 많이 나는 지역이지. 그러니까 독을 다루는 집안이 거기 있다는 게 그럴듯해져. 땅이 설정을 반쯤 설명해주는 거야. 아무 데나 갖다 놨으면 이렇게 안 붙었어.
어느 집안이 궁금한지 말해봐. 뭘 쥐고 있는지부터 얘기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