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그 이웃 아주머니가 뭘 세고 계시더라. 손가락으로.
그러다 나한테 말씀하시는데, 오늘 몇 번 왔다고 하시는 거였어. 계좌 알림 얘기였고.
종이에 적으시는 게 아니라 손가락으로 세고 계셨거든. 나는 그게 제일 눈에 들어왔어.
적으면 남는데 손가락은 안 남잖아. 그날 하루만 세는 거고.
나는 적어두는 쪽이고 그분은 안 적는 쪽인 거고. 방식이 다른 거라니까.
칼손 왜 세시는 거예요?
왜 세시는지는 안 물어봤어. 근데 나랑 같은 걸 세고 계셨던 거잖아.
우리 엄마 폰에서 나던 그 소리를 나도 세고 있었고. 그 이 초를 세고 있었고.
세는 사람이 나만 있는 게 아니었던 거라니까. 나는 그게 좀 이상하게 안심이 됐어.
근데 세는 이유가 같은지는 모르겠더라. 나는 없어진 걸 알려고 세는 거고.
그분은 왜 세시는지 모르고. 물어보면 설명하셔야 되니까 안 물었고.
같은 말을 쓰면서 뜻이 다를 수도 있다고 내가 썼는데, 같은 걸 세면서 이유가 다를 수도 있는 거고.
돌부처 세는 사람은 다 있지.
그날 집에 와서 나도 손가락으로 세봤거든. 적지 않고.
그랬더니 다음 날 기억이 안 나더라. 그러니까 나는 적어야 되는 쪽인 거고.
그분은 안 적어도 아시는 거고. 그 차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근데 세는 게 뭘 바꾸는 건 아니잖아. 그분도 나도 세기만 하는 거고.
숫자를 알아도 할 게 없으면 그건 그냥 아는 거고. 그게 좀 허전하기도 하더라.
그래도 안 세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기로 했다니까.
돌부처 알고는 있어야지.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세는 것밖에 못 한다고 계속 썼거든. 그게 나만 하는 건 줄 알았고.
근데 어디선가 다른 사람도 세고 있는 거였어. 손가락으로든 종이로든.
그거 알고 나니까 세는 게 좀 덜 외로워지더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