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눈이 마주쳤던 이웃 아주머니가 계시거든. 서로 보고 있었던 그날 있잖아.
그분이 몇 주 뒤에 먼저 그 얘기를 꺼내시더라. 나는 좀 놀랐다니까.
꺼내시면서 그날 얘기는 한 마디도 안 하셨어. 눈 마주친 거나 폰 내린 거나.
그냥 요새 그런 게 좀 그렇다고 하시더라. 계좌 얘기를 그렇게 시작하신 거고.
그러니까 그날을 안 꺼내면서 그 얘기만 하신 거잖아. 나는 그게 좀 고마웠어.
칼손 그거 배려 아니에요?
한참 생각하니까 알겠더라. 그날 내가 아무 말도 안 한 게 이걸 만든 거였어.
봤다고 말했으면 그때 일이 됐을 거고, 그러면 몇 주 뒤에 못 꺼내셨을 거잖아.
안 말하고 뒀으니까 그분이 고를 수 있었던 거라니까. 꺼낼지 말지를.
그리고 몇 주가 걸린 것도 이유가 있겠더라. 그 자리에서 바로는 못 하시는 거고.
우리 방 애들이 자기 얘기를 꺼내는 데 두 달 걸리는 거랑 같은 거잖아. 어른도 몇 주가 필요한 거고.
물어보려다 놓친 기회도 있었는데, 이건 안 물어봐서 열린 거라니까.
돌부처 기다리면 오는 것도 있지.
이번엔 그 자리에서 받았거든. 어 그러셨어요, 하고.
지나가듯 꺼내는 말은 그 자리에서 한 번 받아야 된다고 내가 썼잖아. 그거 했고.
그러니까 얘기가 좀 이어지더라. 엘리베이터에서 몇 층 동안이지만.
그리고 그분이 다음에 또 꺼내시면 그때도 받을 거라니까. 한 번 받으면 이어지는 거고.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본 걸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계속 헤매거든. 말하면 안 되고 안 하면 답답하고.
근데 안 하고 두면 상대가 고를 수 있게 되는 거더라. 몇 주 걸려도 오는 거고.
그래서 안 말하고 두는 걸 좀 더 오래 해보려고 한다니까. 그게 기다리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