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두 번 만났던 아주머니를 또 만났거든. 이번에는 부탁을 하시더라.
아들한테 우리 동아리 얘기를 좀 해줄 수 있냐고 하셨어. 그런 데가 있다고만 알려달라는 거였고.
그런데 아들 이름은 끝까지 말씀을 안 하시더라. 학교도 안 말씀하시고.
그러니까 내가 찾아갈 방법이 없는 거잖아. 나는 그게 좀 이상했다니까.
부탁을 하시는데 할 수 있게는 안 만들어주신 거고.
칼손 그럼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한참 생각하니까 알겠더라. 들어달라고 하신 부탁이 아니었던 거야.
이름을 말씀하셨으면 진짜 부탁이 됐을 거잖아. 그러면 내가 뭘 해야 되는 거고.
말 안 하신 건 그것까지는 안 바라신다는 거라니까. 그냥 말씀하고 싶으셨던 거고.
그래도 뭐라고는 해야 되잖아. 알겠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못 한다고 하면 좀 그렇고.
그래서 저도 그런 데 가는 애라서 안다고만 말씀드렸어. 그게 제일 안 틀리는 말이더라.
그러니까 아주머니가 고맙다고 하시고 내리셨다니까. 아무것도 안 했는데 또 고맙다고 하시는 거고.
돌부처 그거면 된 거지.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남의 아들을 찾아갈 수도 없고 뭘 해드릴 수도 없거든. 그건 확실해.
근데 그런 데가 있다는 걸 나도 안다고 말씀드린 건 진짜였잖아. 그거 하나는 거짓말이 아니었고.
부탁을 다 들어드려야 대답인 건 아니더라. 못 한다는 것도 대답이고 그것도 받아주시더라니까.
내리고 나서 든 생각이, 그 아들도 어디선가는 뭔가 하고 있을 거라는 거였어.
집에서만 말을 안 하는 거일 수도 있잖아. 우리 방에 오는 애들이 다 그러니까.
그러면 아주머니가 모르시는 데가 있는 거고, 그건 나쁜 게 아니라니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