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자기 전에 휴대폰 알람 목록을 봤어요. 6시 30분부터 7시 10분까지, 오 분 간격으로 아홉 개가 켜져 있더라고요.
언제 이렇게 늘었는지 모르겠어요. 처음엔 하나였던 것 같은데요.
처음엔 6시 30분 하나였어요.
그런데 그걸 끄고 다시 잠든 날이 생겼지요. 그래서 하나를 더 맞췄어요. 그다음엔 그것도 끄게 돼서 또 하나를 더 맞췄고요. 그렇게 하나씩 늘어서 아홉 개가 됐네요.
알람이 울리면 손이 먼저 움직여요.
눈도 안 뜬 채로 화면을 밀어서 끄지요. 그리고 오 분 뒤에 또 울리면 또 끄고요. 몸은 일어나기 싫은데 손만 성실한 거예요. 아홉 번째쯤에야 겨우 눈을 뜨네요.
알람을 끄는 오 분은,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몸이 마지막으로 버티는 시간이다.
사실 그 오 분들이 잠을 더 주는 것도 아니래요.
깼다 잠들었다를 반복하니까 오히려 더 피곤하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걸 알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그 짧은 오 분이 너무 달콤하지요. 아직 하루가 시작되지 않은 시간이라서 그런가 봐요.
동생한테 알람 얘기를 했더니 웃었어요.
자기는 열두 개래요. 그리고 마지막 알람 이름을 진짜 일어나, 로 해뒀대요. 그 알람이 울려야 진짜라고 믿는다고요. 다들 비슷하게 아침과 실랑이를 하며 사는 모양이에요.
요즘은 하나씩 지워보고 있어요.
이번 주에 두 개를 지웠지요. 일곱 개가 됐어요. 그래도 대단한 변화는 없네요. 대신 일어날 때 창문을 조금 열어두기 시작했어요. 바람이 들어오니까 조금 더 빨리 깨더라고요.
알람을 몇 개 맞추든 결국 우리는 일어나지요.
몇 번을 끄고 일어난 아침도 일어난 아침이에요. 그 오 분들을 너무 탓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하루를 시작하기 싫은 마음도 꽤 정직한 마음이겠지요. 그래도 일어났으면 그걸로 충분한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