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에게 겨울옷 몇 벌을 보내려고 우체국에 갔어요. 포장대에서 상자를 접고 옷을 넣었지요.
테이프를 감는데 손이 자꾸 느려지더라고요. 동생이 이걸 열어볼 얼굴이 떠올라서요.
우체국 포장대에는 늘 누군가 있어요.
그날도 옆에 할머니 한 분이 계셨지요. 큰 상자에 반찬 통을 하나씩 넣고 계셨어요. 빈틈에는 신문지를 구겨 넣으시고요. 그러다 마지막에 사탕 몇 개를 신문지 사이에 슬쩍 끼워 넣으시더라고요. 손주한테 보내는 거라고 하셨네요.
상자에 들어가는 건 물건이지요.
그런데 포장하다 보면 물건 말고 다른 것도 같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이건 동생이 좋아하던 색이었지, 이건 추운 날 입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들이요. 테이프를 감는 동안 그 생각들이 상자 안에 같이 봉해지는 거겠지요.
소포를 싸는 손은, 받을 사람을 떠올리는 시간을 함께 싸서 보낸다.
송장에 주소를 쓸 때는 조금 더 천천히 쓰게 돼요.
동생 이름을 또박또박 적다 보니 괜히 마음이 뭉클해지네요. 평소엔 메시지로만 부르던 이름인데요. 손으로 쓰니까 다르게 느껴졌어요.
창구에 상자를 올리니 직원분이 무게를 재셨어요.
깨지는 거 없냐고 물으셔서 옷이라고 했지요. 겨울옷 보내시나 봐요, 날 추워졌죠, 하고 웃으셨어요. 짧은 말이었는데 그분도 누군가에게 이런 상자를 보내본 사람 같았네요.
이틀 뒤 동생한테서 사진이 왔어요.
제가 보낸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 찍은 사진이었지요. 따뜻하다고,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상자 안에 같이 넣어 보낸 마음이 잘 도착한 것 같았어요.
요즘은 택배로 금방 보낼 수 있지요.
그래도 직접 상자를 싸고 테이프를 감는 시간이 주는 게 있더라고요. 가끔은 누군가에게 작은 상자 하나 부쳐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