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어르신 댁에서 뭘 받아 나오는데 문 앞까지 따라 나오시더라고요. 인사는 안에서 다 했는데요.
골목 끝까지 걸어가서 돌아봤더니 아직 서 계셨네요.
배웅을 받으면 걸음이 이상해져요.
빨리 가면 서운해하실 것 같고 느리게 가면 더 서 계실 것 같고요. 그래서 애매한 속도로 걷게 되는걸요.
오래 서서 배웅하는 사람은 가는 사람을 보는 게 아니라 남는 시간을 보고 있다.
인사는 이미 안에서 했지요.
그런데도 나오시고요. 나와서는 별말씀을 안 하시더라고요. 할 말이 있어서 나오신 게 아닌 거네요.
가는 쪽은 걸으면 금방 다른 생각이 나요.
그런데 남는 쪽은 문을 닫고 들어가야 하고요. 그 문 닫는 순간이 길겠지요. 그래서 조금 늦게 닫으시는 모양이네요.
제 집에서는 제가 빨리 닫는 편이더라고요.
손님이 돌아서면 바로 들어와요. 오래 서 있는 게 어색해서요. 그런데 그게 상대한테 어떻게 보였을지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요.
그래서 며칠 뒤에 친구가 왔다 갈 때 좀 서 있어 봤어요.
엘리베이터가 닫힐 때까지 있었고요. 별거 아닌데 문을 닫고 들어오니 마음이 좀 달라져 있더라고요.
서 있는 그 짧은 동안에 하는 생각이 있는 것 같네요.
잘 갔으면 좋겠다는 정도의 생각이고요. 그게 길어서 오래 서 계신 거겠지요.
돌아보는 횟수도 정해진 게 있는 것 같아요.
한 번 돌아보고 손을 들면 대개 거기서 끝나고요. 두 번 돌아보면 상대가 다시 손을 들어야 하니까 그게 좀 번거로워지는걸요. 그래서 다들 한 번만 돌아보는 모양이네요. 그런데 그날은 제가 두 번 돌아봤고 어르신도 두 번 다 손을 드셨습니다.
오래 서 계시는 건 예의가 아니라 아쉬움에 가까운 것뿐인걸요.
그러니 받는 쪽도 조금 더 천천히 걸어도 되고요. 오늘 누가 배웅해주시면, 골목 끝에서 한 번 돌아봐 주셔도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