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에 신입 후배가 왔어요. 첫날 점심시간이었지요.
다들 밥 먹으러 나갔는데 후배 혼자 자리에 앉아 있었어요. 편의점 샌드위치를 포장도 안 뜯은 채 들고요. 같이 먹자고 했더니 후배 눈이 동그래졌네요.
그 모습을 보는데 처음의 제가 겹쳐 보였어요.
저도 첫 출근 날 그랬거든요. 누구한테 말을 걸어야 할지 몰라서 점심시간 내내 자리에 있었지요. 아무도 같이 먹자고 하지 않았어요. 바빠서 그랬겠지만 그날이 참 길게 느껴졌네요.
후배는 며칠 동안 어리둥절해했어요.
복사기 위치도, 회의실 예약하는 법도 몰랐지요. 물어보는 것도 조심스러워했고요. 귀찮게 할까 봐 혼자 해결하려다 헤매는 게 보였어요. 그 모습이 너무 익숙해서 마음이 쓰이더라고요.
신입의 어리둥절한 얼굴에서, 우리는 잊고 있던 처음의 나를 다시 만난다.
그래서 묻기 전에 먼저 알려주기로 했어요.
복사기는 저쪽에 있고 종이는 아래 서랍에 있다고요. 회의실은 이렇게 예약하면 된다고요. 후배가 메모를 하며 고맙다고 했지요. 제가 처음에 듣고 싶었던 말들을 하나씩 해주는 기분이었어요.
쇼펜하우어는 남의 처지를 내 것처럼 느끼는 연민을 귀하게 여겼대요.
후배의 어리둥절함이 제 일처럼 느껴졌던 건 제가 그 자리를 겪어봤기 때문이겠지요. 겪어본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는 표정이 있는 것 같아요.
일주일 뒤 후배가 커피를 사 왔어요.
첫날 점심 같이 먹자고 해줘서 고마웠다고요. 그날 정말 막막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별거 아니었다고 했지만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처음의 저한테 누군가 해줬으면 했던 일을 제가 한 거였네요.
처음의 나를 기억하는 사람은 누군가의 처음을 조금 덜 외롭게 해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새로 온 사람에게 먼저 밥 한 끼 같이 먹자고 해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