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가는 길에 휴게소에 들렀거든. 다들 우르르 내려서 간식 사러 갔어.
나는 화장실 줄이 길어서 늦게 나왔어. 그래서 우동 코너에서 혼자 먹게 됐어.
옆자리에 우리 버스 기사님이 계셨어. 혼자 우동을 드시고 계셨어.
기사님이 우동을 드시다가 폰을 보셨어. 화면이 보였는데 빨간 거 파란 거.
그리고 젓가락을 내려놓으셨어. 한참 폰만 보셨어. 우동은 식어가고 있었어.
그때 우리 반 애들 몇 명이 지나가면서 "기사님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했어.
기사님이 고개를 드시더니 웃으셨어. 그리고 다시 젓가락을 드셨어.
칼손 애들 인사가 젓가락을 다시 들게 했네.
기사님이 나를 보시더니 말을 거셨어. 학생은 친구들이랑 안 먹냐고.
화장실 줄 때문에 늦었다고 했어. 기사님이 웃으셨어.
그러시더니 폰을 주머니에 넣으시면서 그러셨어. 아저씨가 이런 거 보는 거 학생들한테 들키면 안 되는데.
주식 동아리라서 괜찮다고 했어. 기사님이 놀라셨어.
기사님이 잠깐 얘기를 해주셨어. 운전하는 동안은 절대 안 보신대. 학생들 태우고 있으니까.
근데 휴게소에서만 잠깐 보신대. 그게 하루 중에 유일하게 확인하는 시간이래.
오늘은 좀 안 좋으셨대. 근데 학생들이 인사하니까 괜찮아지셨대.
"너네 태우고 가는 게 아저씨 일이니까." 그러시면서 우동을 다 드셨어.
불나방 기사님 멋있으시다.
휴게소에서 나와서 다시 버스를 탔어. 기사님이 운전석에 앉으셨어.
출발하기 전에 기사님이 마이크로 그러셨어. 다들 안전벨트 매라고. 오늘 날씨 좋으니까 재밌게 놀다 오라고.
목소리가 밝으셨어. 휴게소에서 젓가락 내려놓으셨던 분이 맞나 싶을 만큼.
그 뒤로 버스 창밖을 보면서 생각했어. 기사님은 우리 마흔 명을 태우고 가시잖아.
근데 기사님 마음도 같이 실려 있었던 거야. 우리 인사 한 마디가 그걸 좀 가볍게 해드렸고. 내릴 때 나도 크게 인사했어. "기사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