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가 첫 목도리를 칼손한테 주고 나서 바로 두 번째를 뜨기 시작했거든.
이번엔 빨간 털실이었어. 불나방이 빨간색으로 달라고 했잖아.
돌부처는 점심시간마다 소파 구석에서 떴어. 한 코씩. 말없이.
불나방은 매일 옆에서 언제 다 되냐고 물었어. 돌부처는 대답 안 하고 계속 떴어.
이 주쯤 지나서 돌부처가 빨간 목도리를 완성했어.
불나방한테 내밀었어. 아무 말 없이. 칼손 때처럼.
불나방이 받자마자 펼쳐봤어. 그리고 구멍을 세기 시작했어. 칼손 목도리 구멍 일곱 개를 다들 기억하니까.
하나, 둘, 셋. 세 개였어.
불나방 칼손 거보다 네 개 줄었다!
돌부처가 그 말 듣고 한 마디 했어.
돌부처 일부러 남긴 거야.
다들 놀랐어. 일부러?
돌부처가 그러더라. 불나방은 신상 과자에 별점 매기잖아. 그래서 구멍 세 개는 별 세 개래. 다섯 개 다 채우면 너무 완벽해서 불나방답지 않대.
불나방이 그 말 듣고 엄청 웃었어. 그리고 목도리를 바로 목에 감았어.
생각해보면 구멍이 일곱 개에서 세 개로 줄었다는 건 돌부처가 그만큼 연습했다는 거잖아.
칼손 목도리 뜨면서 실수하고, 그걸 기억하고, 다음엔 덜 실수하고.
그러니까 두 번째 목도리엔 첫 번째 목도리를 뜬 시간까지 들어 있는 거라니까.
칼손 내 거가 연습용이었네.
칼손이 장난으로 그랬는데 돌부처가 고개를 저었어. 첫 번째가 제일 소중하대. 처음이니까.
그날 칼손이랑 불나방이 둘 다 목도리를 하고 하교했어. 회색이랑 빨간색.
둘이 나란히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니까 웃겼어. 구멍 일곱 개랑 구멍 세 개.
돌부처가 뒤에서 그거 보면서 좀 뿌듯해하는 것 같았어. 표정은 그대로였지만 걸음이 좀 가벼웠어.
너도 누가 손으로 만든 걸 주면 구멍 세지 마. 아니, 세도 돼. 그 구멍에 그 사람 시간이 다 들어 있으니까.
돌부처는 요새 세 번째 목도리를 뜨고 있어. 노란색. 누구 건지는 다들 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