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돌부처가 불나방한테 한 마디 했거든. "그때 좀 서운했어."
불나방이 무슨 때냐고 물었어. 돌부처가 석 달 전 얘기를 꺼내더라.
다 같이 떡볶이 먹으러 갔는데 불나방이 돌부처만 빼고 단톡방에 장소를 올렸던 거래. 실수로.
불나방은 기억도 못 하더라.
불나방 진짜? 나 그거 몰랐어.
나중에 알았는데 돌부처가 그걸 수첩 맨 뒷장에 적어두고 있었대.
날짜도 없이 한 줄. "떡볶이. 단톡."
석 달 동안 그 한 줄을 갖고 다녔던 거야. 말할까 말까 하면서.
그거 생각하니까 좀 짠하더라. 그 한 줄이 석 달 동안 얼마나 무거웠겠어.
돌부처한테 물어봤어. 왜 그때 바로 말 안 했냐고.
별거 아닌 걸로 서운해하는 것 같아서 창피했대. 불나방이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그래서 그냥 넘기려고 했대. 근데 안 넘어가지더래. 떡볶이 볼 때마다 생각났대.
돌부처 작은 건데 안 없어지더라.
생각해보면 큰 일은 오히려 바로 말하게 되잖아. 누가 봐도 화낼 일이니까.
근데 작은 서운함은 말하기가 애매해. 이걸로 서운해하는 내가 좀스러워 보일까 봐.
그래서 묵히는 건데, 묵히면 작은 게 점점 커지는 거라니까. 수첩 뒷장에서 혼자 자라는 거야.
불나방이 한참 생각하더니 그러더라. 말해줘서 고맙다고.
그리고 그 주에 떡볶이를 샀어. 단톡방에 장소 올릴 때 돌부처 이름을 맨 앞에 넣어서.
돌부처가 그 메시지를 보고 수첩 뒷장을 찢었대. 이제 필요 없다고.
칼손 나도 수첩 하나 사야겠다.
너도 서운한 거 하나 묵히고 있으면 늦어도 말해봐. 별거 아닌 걸로 서운한 것도 서운한 거거든.
말하면 상대도 고칠 기회가 생긴다니까. 동아리방에선 석 달 뒤에 말해도 다 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