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걷어서 개려는데 두꺼운 데가 아직 축축했습니다. 겉은 다 말랐는데요.
결국 몇 개를 도로 널었네요.
만져보고 걷는다고 걷는데 대개 겉만 만집니다.
솔기나 접힌 데는 안 보고요. 그런 데가 제일 늦게 마르는데도요. 그러니 다 됐다고 판단한 건 제 쪽 기준이었던 셈이군요.
마르는 속도는 부위마다 다르다. 두꺼운 자리가 늘 마지막까지 남는다.
처음 너는 것보다 다시 너는 게 더 손이 안 갑니다.
이미 끝난 일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끝냈다가 다시 시작하는 게 제일 힘든 거지요. 몇 개 안 되는데도 그렇더라고요.
덜 마른 채로 개면 그다음이 더 나쁩니다.
몇 시간이면 냄새가 나고 결국 다시 빨아야 하고요. 한 번 더 너는 것과 다시 빠는 것 중에서 고르면 답이 정해져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처음 널 때 나눕니다.
얇은 건 안쪽에 두꺼운 건 바깥쪽에요. 그러면 걷을 때 두꺼운 것만 남겨두면 되고요. 처음에 십 초 쓰면 나중에 십 분을 안 쓰는 셈이지요.
비 오고 난 다음 날은 더 그렇습니다.
공기가 눅눅하면 하루 종일 널어도 안 말라요. 그런 날은 아예 하루를 더 두고 걷습니다. 날씨를 이기려고 하지 않는 게 낫더라고요.
급할 때는 덜 마른 걸 알면서도 걷습니다.
내일 입어야 하면 어쩔 수 없으니까요. 그런 날은 개지 않고 의자에 걸어둡니다. 밤새 방 안에서 마르게 두는 거지요. 다음 날 아침에 만져보면 대개 괜찮고요.
방법이 하나뿐인 건 아니더라고요.
두 번 하게 되는 일이 손해만은 아니겠지요.
덜 마른 걸 알아챈 거니까 그건 잘 본 거고요. 오늘 걷었다가 도로 너신 게 있으면, 그건 실수가 아니라 한 번 더 확인하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