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는 잘 안 웃거든. 웃긴 얘기를 해도 입꼬리만 살짝 올라가.
다들 그게 돌부처 웃음인 줄 알았어. 소리 내서 웃는 건 본 적이 없으니까.
근데 그날 처음으로 돌부처가 소리 내서 웃었어.
별일 아니었어. 불나방이 의자에 앉으려다가 의자가 미끄러져서 엉덩방아를 찧었어.
근데 넘어지면서 "이번엔 진짜 다르다니까!"라고 소리를 쳤어. 무슨 맥락인지 아무도 몰라.
다들 웃었지. 근데 그 와중에 이상한 소리가 났어. 푸흡, 하고.
돌아보니까 돌부처였어. 입을 손으로 막고 있는데 어깨가 막 들썩이고 있었어.
불나방 야, 돌부처 웃는다!
불나방이 소리치니까 다들 웃음을 멈추고 돌부처를 봤어.
돌부처는 손으로 입을 막고 참으려고 했는데 안 되더라. 어깨가 계속 들썩이고 눈물까지 나왔어.
결국 손을 떼고 크게 웃었어. 하하하, 하고. 처음 듣는 소리였어.
그 소리 듣고 다들 다시 웃기 시작했어. 아까보다 더 크게. 돌부처가 웃는 게 너무 웃겨서.
그날은 사실 안 좋은 날이었거든. 아침부터 다들 말이 없었고 폰만 봤어.
근데 돌부처 웃음 한 번에 방이 확 풀렸어. 그 뒤로 저녁까지 다들 떠들었어.
생각해보면 안 웃던 애가 웃는 건 다른 애가 웃는 거랑 무게가 다르잖아.
불나방이 웃는 건 늘 있는 일인데, 돌부처가 웃으면 다들 아, 지금 진짜 웃긴 거구나 하고 같이 풀리는 거라니까.
칼손 돌부처 웃음은 희귀템이야.
나중에 돌부처한테 물어봤어. 왜 평소엔 안 웃냐고.
돌부처가 좀 생각하더니 그러더라. 웃으면 기분이 풀릴까 봐 무섭대. 풀렸다가 다시 안 좋아지면 더 힘들대.
그래서 늘 같은 높이로 있으려고 한대. 너무 좋지도 않게, 너무 나쁘지도 않게.
근데 그날은 참을 수가 없었대. 불나방이 너무 웃겨서.
돌부처 다음엔 안 참을래.
너도 요새 잘 안 웃고 있으면 그건 다시 내려갈까 봐 무서워서일 수도 있어. 그 마음 이상한 거 아니거든.
근데 가끔은 참지 말고 웃어도 돼. 동아리방엔 엉덩방아 찧어줄 애가 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