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지방 출장이 잡혀서 새벽 첫차를 탔어요. 아직 깜깜한 시간이었지요.
버스 안은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어요. 대부분 작업복 차림이었네요. 저만 정장을 입고 있었어요.
제 앞자리엔 아주머니 세 분이 나란히 앉아 계셨어요.
같은 색 작업복을 입고 계셨지요. 한 분이 가방에서 귤 하나를 꺼내시더니 세 조각으로 나눠 나누셨어요. 다들 말없이 귤을 드셨고요. 버스 안에 귤 냄새가 은은하게 퍼졌네요.
얼마 전 라디오에서 첫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새벽 첫차는 건물 청소나 경비 일을 하시는 분들이 주로 탄다는 얘기였지요. 다른 사람들이 출근하기 전에 일을 끝내야 해서 그렇다고요. 첫차가 늘 붐빈다는 얘기도 있었어요. 그때는 그냥 흘려들었는데 직접 타보니 그 말이 실감 났어요.
도시가 깨어나기 전에, 먼저 깨어 그 도시를 닦는 사람들이 있다.
제가 출근할 때 보는 깨끗한 사무실 로비가 떠올랐어요.
반짝이는 바닥, 비워진 쓰레기통 같은 거요. 그걸 당연하게 여겼지요. 그런데 누군가 이 시간에 일어나 그걸 만들어두셨던 거였어요. 제가 모르는 아침이 있었던 거군요.
정류장마다 몇 분씩 내리셨어요.
큰 건물 앞에서, 병원 앞에서, 지하철역 앞에서요. 귤을 나눠 드신 아주머니들도 어느 빌딩 앞에서 함께 내리셨지요. 내리시면서 서로 오늘도 수고해, 하고 짧게 인사하시더라고요.
버스 기사님도 그분들을 다 아시는 것 같았어요.
타실 때마다 오늘도 일찍 나오셨네요, 하고 인사를 건네셨지요.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얼굴을 태우시니까요. 새벽 첫차 안에는 그렇게 서로 아는 사람들끼리의 조용한 인사가 오가고 있었어요.
제가 내릴 즈음 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했어요.
버스 창밖으로 깨끗하게 쓸린 거리가 보였지요. 그 거리가 그날은 조금 다르게 보였어요.
내가 일어나기 전에 먼저 하루를 여는 사람들이 있지요.
오늘 아침 깨끗한 거리를 지날 때 그 손들을 한 번 떠올려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