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 앞에서 뭘 기다리고 있었거든. 문이 조금 열려 있었어.
안에서 나오는 얘기가 들리는데 우리한테 하시는 말이랑 완전히 다르더라. 나는 좀 놀랐다니까.
무슨 얘기였냐면 우리 방에서 매일 나오는 거랑 거의 같았어. 주식 얘기였고, 잘 안 된 얘기였고.
한 분이 말하고 다른 분들이 웃고, 그 웃음이 좀 씁쓸한 종류였다니까. 우리 방에서 나는 웃음이랑 같은 소리였어.
말투만 다르고 안에 든 건 똑같은 거잖아.
칼손 선생님들도 하시는구나.
그러다 누가 문을 열고 나오는데 그 얘기가 뚝 끊기더라. 다른 말로 바로 넘어가.
우리가 어른 오면 하는 거랑 완전히 똑같았다니까. 나는 그게 제일 신기했어.
어른들도 우리 앞에서는 다른 얘기를 하고 계셨던 거잖아.
숨기시는 건 아니고 그냥 애들한테 할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하시는 거겠더라. 우리가 부장한테 안 하는 거랑 같은 이유야.
친구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자기도 비슷한 걸 들은 적 있대. 다들 한 번씩은 들은 거였어.
그러니까 학교 안에 두 가지 얘기가 따로 도는 거라니까.
돌부처 어디나 다 그렇지.
나는 그 얘기를 아무한테도 안 옮겼거든. 방에서도 자세히는 안 했어.
옮기면 그건 다른 얘기가 되잖아. 앞뒤가 잘려서 가는 거니까.
그리고 그분들도 우리 얘기를 옮기지 않으시는 거잖아. 그건 서로 지키는 거라니까.
그 뒤로 선생님들 보는 게 좀 달라졌거든. 무섭다기보다 좀 가깝게 느껴지더라.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어른들이 무슨 걱정을 하고 사시는지도 모르거든. 다 알고 사시는 줄 알았고.
근데 그날 들은 웃음소리가 우리 방 소리랑 같더라. 그건 확실히 알겠더라니까.
다들 어디선가 자기 방을 하나씩 갖고 있는 거잖아. 우리만 그런 게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