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뉴스에 우리 또래 얘기가 나왔거든. 개미라는 말이 같이 나왔어.
나는 그거 보면서 다음 날 방에서 얘기가 나오겠다고 생각했다니까. 우리 얘기였으니까.
다음 날 방에 갔는데 아무도 그 얘기를 안 하더라. 다들 봤을 텐데.
그날 급식 얘기만 삼십 분을 했다니까. 나는 그게 더 이상했어.
먼저 꺼낼까 하다가 안 꺼냈다. 다들 피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았거든.
칼손 저 그거 봤는데 말하기 싫었어요.
며칠 지나서 애들이 하나씩 말하더라. 왜 그날 말을 안 했는지.
거기 나온 애가 자기랑 너무 비슷했다는 거다. 그래서 보기가 싫었대.
남 얘기면 얘기가 되는데 자기 얘기면 얘기가 안 되잖아. 그게 그거였던 거라니까.
이게 좀 웃긴 게, 우리는 매일 그 얘기를 하고 있거든. 방에서 하루 종일 그 얘기잖아.
근데 화면에 나오니까 아무도 못 알아본 거다. 화면에 있으면 남 얘기 같고, 방에 있으면 우리 얘기인 거라니까.
같은 얘긴데 어디 있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더라.
돌부처 화면은 남 얘기지.
지금은 방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면 화면 얘기로 안 한다. 우리 얘기로 바꿔서 물어보거든.
뉴스에 뭐 나왔더라가 아니라, 너는 그날 어땠냐고 묻는 거다. 그러면 대답이 나오더라.
화면 얘기로 물으면 아무도 대답을 안 하잖아. 물어보는 방식이 문제였던 거라니까.
한참 뒤에 이 생각이 들더라. 화면에 나온 그 애도 어딘가에서는 옆자리 애였을 거잖아.
그 방에서도 그날 아무도 그 얘기를 안 했을 거라니까. 우리랑 똑같이.
그 생각을 하니까 좀 이상했어.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뉴스 내용은 아직도 잘 몰라. 무슨 말인지 반은 놓쳐.
근데 그날 방이 조용했던 건 알겠더라. 그건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가까워서였잖아.
가까운 얘기일수록 조용해진다는 거, 나는 그거 하나 세면서 방을 본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