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 안 좋으면 방 전체가 가라앉거든. 열 명이 있어도 한 명이면 돼.
반대로 한 명이 좋다고 방이 좋아지지는 않는다니까. 그게 좀 불공평해.
가라앉는 날을 잘 보면 애들이 그 애를 안 보려고 일부러 다른 쪽을 봐. 신경은 쓰이는데 보면 안 될 것 같으니까.
그러니까 방 전체가 한 사람을 피하고 있는 자세가 되는 거잖아. 그게 공기를 무겁게 만드는 거라니까.
그 애 잘못이 하나도 아닌데 그렇게 되더라.
불나방 저는 그럴 때 더 크게 떠들어요.
예전에는 억지로 분위기를 띄우려고 했거든. 노래를 바꾸거나 농담을 하거나.
그게 제일 안 좋더라. 안 좋은 애가 자기 때문에 다들 애쓰는 걸 아니까 더 미안해지잖아.
그러면 그 애가 그날 일찍 가버린다니까. 띄우려던 게 그 애를 내보낸 거고.
한참 해보고 알았는데 가라앉는 건 못 막더라. 사람이 있으면 그냥 그렇게 되는 거야.
대신 짧게 만들 수는 있더라니까. 오래 안 가게만 하면 되는 거였어.
막으려고 하면 길어지고 그냥 두면 짧아지는 게 좀 웃기잖아.
돌부처 놔두면 알아서 풀리지.
지금은 그런 날에 아무것도 안 바꾼다니까. 노래도 그대로 두고 하던 얘기도 그대로 해.
다만 그 애를 안 보는 쪽으로는 안 가게 한다. 한 번씩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서 그 자리에 있게 해주는 거야.
대답 안 해도 되는 걸로만 물어본다니까. 그거면 피하는 자세가 안 생겨.
그리고 그런 날 다음 날 그 애가 오면 아무 말도 안 한다니까. 어제 일을 꺼내면 그게 또 하루를 만드는 거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분위기 같은 것도 못 만들거든. 띄워본 적도 없고.
근데 오래 안 가게 하는 건 할 수 있잖아. 그냥 평소대로 하면 되는 거니까.
가라앉은 날이 한 시간이면 끝나는 방이 좋은 방이라니까. 안 가라앉는 방은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