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방에서는 몇 살인지 몇 학년인지를 아무도 안 묻거든. 이거 정한 적이 없어.
반년 넘게 같이 앉아 있으면서 서로 학년을 모르는 애가 둘 있다니까. 나는 그게 좀 신기했어.
어쩌다 그렇게 됐냐면 처음에 아무도 안 물어봐서 그렇게 된 거더라. 첫 모임에서 그 얘기가 안 나왔거든.
그러고 나니까 나중에는 묻기가 이상해진 거다. 반년 지나서 몇 살이냐고 물으면 그게 더 어색하잖아.
그래서 그냥 계속 모르는 채로 가는 거라니까.
칼손 저는 아직도 모르는데 상관없어요.
근데 이게 해보니까 편하더라. 나이를 알면 그때부터 순서가 생기잖아.
누가 먼저 말해야 되고 누가 참아야 되고, 그런 게 자동으로 붙는 거다. 방에서는 그게 없는 게 낫더라.
안 좋은 날 얘기를 하는데 학년이 뭐가 중요하냐니까.
돌부처 여긴 다 똑같지.
나이 대신 별명으로 부르니까 순서가 안 생기더라. 이게 같이 붙어서 도는 거였어.
별명은 그 애가 어떤 애인지에서 나오는 거지 몇 살인지에서 나오는 게 아니잖아. 그래서 위아래가 안 만들어지는 거라니까.
우리 방에서 제일 오래된 애가 제일 어린 축인데 아무도 신경 안 써.
근데 방 밖에서는 이게 안 되더라. 학교에서는 학년이 먼저 붙잖아.
그래서 방에서 편하게 얘기하던 애랑 복도에서 마주치면 갑자기 어색해지는 일이 있어. 그게 좀 웃기다니까.
방 문 안쪽에서만 되는 거였던 거다. 그래도 그게 어디냐 싶더라.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이런 걸 설계할 줄도 모르거든. 그냥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근데 결과만 보면 안 묻는 게 하나 있으면 그만큼 방이 넓어지더라. 얼마 벌었냐도 안 묻고 몇 살이냐도 안 묻잖아.
안 묻는 걸 하나씩 늘리는 게 방을 키우는 방법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