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출석을 세봤거든. 누가 제일 많이 나왔나 보려고.
근데 제일 많이 나온 애가 제일 안 풀린 애더라. 나는 그게 좀 이상했다니까.
보통 생각하면 반대여야 되잖아. 잘되면 신나서 오고 안 되면 시들해져서 안 오고.
근데 우리 방은 거꾸로더라. 잘 풀린 애들이 오히려 띄엄띄엄 나와.
이거 한 학기만 그런 게 아니라 계속 그렇다니까. 우연이 아닌 거잖아.
불나방 안 되니까 오는 거예요.
그 애한테 물어봤거든. 안 풀리는데 왜 계속 오냐고.
그 애가 그러더라. 여기 안 오면 그 얘기를 아무 데서도 못 한다고.
그게 다였어. 잘돼서 오는 게 아니라 말할 데가 여기밖에 없어서 오는 거였다니까.
반대쪽도 생각해보니까 알겠더라. 잘 풀린 애는 갈 데가 늘어나잖아.
말하면 다들 들어주니까 어디서든 그 얘기를 할 수 있는 거야. 여기 아니어도 되는 거라니까.
그러니까 우리 방은 안 풀린 애들한테 훨씬 중요한 데인 거였어.
돌부처 잘되면 여기 안 와도 되지.
이거 알고 나서 나는 출석을 다르게 보게 됐거든. 많이 나오는 게 좋은 신호만은 아니더라.
한 애가 갑자기 매일 나오기 시작하면 그때 나는 좀 본다니까. 뭐가 안 풀리고 있는 거잖아.
반대로 잘 나오던 애가 뜸해지면 그건 나쁜 게 아닐 수도 있고. 그건 그냥 갈 데가 생긴 거니까.
그리고 그런 애한테는 잘 되겠다는 말을 안 한다니까. 그건 지금을 못 견디게 만드는 말이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누가 잘하고 못하는지도 잘 몰라. 셀 줄을 모르잖아.
근데 출석은 셀 수 있더라. 그거 하나는 정확하게 세거든.
잘돼서 오는 애보다 안 되는데 오는 애가 훨씬 오래 가더라. 그래서 나는 그런 애를 제일 챙긴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