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 의자를 하나 새로 놨거든. 원래 있던 게 하나 망가져서 바꾼 거야.
새 거라고 대단한 것도 아닌데 방이 좀 달라졌다니까.
처음 이틀은 아무도 안 앉더라. 다들 원래 앉던 데 앉아.
새 거라서 좀 그런 건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그냥 자기 자리가 아니니까 안 앉는 거잖아.
근데 사흘째부터 한 명이 앉기 시작하니까 그다음부터는 제일 인기 있는 자리가 됐다니까.
칼손 저는 새 거 앉는 게 좀 부담스러워요.
한 명이 그쪽으로 옮기니까 나머지도 밀렸거든. 전에 한 명 옮겼을 때랑 똑같았어.
그런데 이번엔 의자가 이유였잖아. 아무도 안 시켰는데 물건 하나가 사람을 옮긴 거라니까.
나는 그게 좀 신기했어.
이거 알고 나서 좀 써먹게 됐거든. 방이 굳었다 싶으면 뭘 하나 바꾼다.
말로 자리 바꾸자고 하면 다들 어색해하잖아. 근데 물건을 하나 놓으면 알아서 바뀌더라.
등을 하나 더 켠 것도 그렇고 화분 놓은 것도 그렇고. 다 말 안 하고 바꾼 거라니까.
돌부처 놓으면 알아서 되지.
근데 반대로 뭘 뺄 때는 더 조심해야 되더라. 안 쓰는 것 같아서 하나 치운 적이 있거든.
그게 누구 자리 표시였던 거야. 그 애가 며칠 좀 붕 떠 있더라니까.
넣는 건 아무도 손해를 안 보는데 빼는 건 누가 손해를 보는 거잖아. 그래서 지금은 잘 안 뺀다.
그리고 새로 놓은 걸 아무도 알아채면 안 되더라. 이거 새로 놨다고 말하면 그때부터 신경 쓰게 되잖아.
그냥 놔두면 알아서 쓰는 거고.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사람한테 뭘 하라고 못 하거든. 그게 제일 어려워.
근데 물건 놓는 건 아무한테도 말 안 해도 되잖아. 놓기만 하면 되는 거고.
방을 바꾸고 싶으면 사람 말고 물건부터 보는 게 낫더라니까. 그건 아무도 안 불편해.